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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호리 Apr 11. 2022

거기, 치앙마이는 어때?

육아휴직 8개월 차의 사정(事情)

정말 길고 길었다.

'육아 휴직하고 치앙마이 가요~'한 지 무려 180일.

반년이나 지나버렸다. 무소식이 희소식.

글 따위 한번 올릴 겨를 없이 재밌게 보냈던 것이었다.


기대했던 유유자적(悠悠自適)의 삶. 슬로라이프!

파이널리 아이디드 잇 하고 말았다.


치앙마이의 흔한 저녁 풍경


사실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한국 생활의 모든 것을 정리하느라 너무 바빴다.

살고 있던 집. 아내가 운영하던 가게.

하던 일의 마무리. 아이들 학교.

그리고 태국에서 살 집. 학교. 비자. 강아지 수출(?)


정말 하루하루 애태우며 마음 졸이는 날들이었다.


코시국. 실마리를 찾기 어렵던 일들이 차츰 정리됐고,

하여튼, 여하튼, 아무튼, 어쨌든..


2021년 12월 1일. 치앙마이에 무사 입성했다.


이곳의 생활들은 기대했던 바 대로

좋다. 즐겁다. 아름답다. 행복하다. 여유롭다. 재미있다. 신기하다. 신난다. 기쁘다. 만족한다.


2년 전에 한 달 살기로 와봤었기 때문에 대략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은 했었다.

그런데, 1년 텀으로 오니까 선택의 폭이 더 많아졌고,

더욱 바람직하고 슬기로운 생활들이 펼쳐졌다.


치앙마이의 아침


날씨 좋고,

생활비 저렴하고,

사람들 친절하고,

한국의 답 없는 뉴스와 가십 때문에 스트레스 안 받아도 되고,

옆집애 간다는 학원에 우리 애 같이 안 보내도 되고,

한국에서 흔치 않았던 라이브 바, 그리고 야시장, 먹거리 천국..

앞마당에서 별 보고, 불멍 하고, 술 마시고..

애들이랑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한국에 배달비 8천 원 한다던데?

여기는 보통 12-15밧(500원)

편의점 껌 하나도 배달해 주니까 넘나 편리.

인터넷 겁나 빠르고, 가게마다 QR결제 시스템 얼마나 편한지..


강아지 키우기도 좋다. 잔디밭 에브리웨어.

애견샵 목욕하고 부분컷 하는데 5000원..


펫호텔, 1박에 300바트, 일 3회 산책


지난주에는 푸껫을 다녀왔다.

서울과 부산이 그러하듯.

이곳도 지역마다 문화가 많이 다르다.

특히 푸껫에서는 치앙마이에는 보기 어려운

신선한 해산물.. 특히 회를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세계적 관광지를 국내 여행하듯 2시간 만에 닿아버리는 클라스.


푸켓 2022


여하튼 일일이 열거할 거 없이. 누리지 못했던 것들을 누리고 있다. 은혜 은혜로다!


물론 한국이 그리울 때도 너무 많다.

친구들, 동네 이웃들, 그리고 단골 가게..

횟집. 포장마차. 냉면.. 아 그리고 '쿠팡 당일배송' 뭐 이런 것들.


이제는 비행길도 열리고,

한국은 전 국민이 슈퍼 면역력을 갖게돼 격리 따위도 없어지고.. 한국에 가는 것도 수월해지겠지?


애들 여름방학 때는 한국을 포함해 해외 나들이도 생각하고 있다.


여행은 언제나 좋다


그런데,

사실 요즘에 잠을 잘 못 잔다.

이 영광스러운 시절이 유한하다는 탓에.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하는 고민 탓에.


어찌하면 좋을까나?


가장의 무게가 어깨를 짓눌러서..

타이마사지를 받으러 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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