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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May 16. 2024

우울 방어

먹구름이 온다 또. 

2024년 5월 16일.


마음이 또 우중충 먹구름이다.

마치 머릿속에 짙은 회색의 먹구름이 파란 하늘 하나 없이 금방이라도 짧고 거센 비가 확 쏟아질 것 같은 기분이 옅은 하늘색의 감정을 서서히 덮는다. 


.

기분이 저하되고 텐션이 떨어진다. 인디자인 책은 벌써 3권이나 끝내고 1권 더 사서 기능을 한번 더 익히고 있다. 사실은 다 끝낸 3권의 책을 가만 보고 있으니 좀 많이 뿌듯했다. 계절은 어느덧 여름이 한 발짝 다가오고 있고 달력은 상반기의 끝자락을 향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까진 아침에 조금 쌀쌀하다. 올해 목표 독서량이 100권인데 인디자인에 집중한다고 10권밖에 읽지 못했다. 반납하러 도서관을 가야 되는데 하나에 집중하면 멀티가 잘 안 되는지라 쉽게 도서관에 갈 수 있는 시간을 빼지 못했다. 그래서 책을 반납해야 된다는 생각이 가슴 한편에 잠자고 있는 듯하다. 


마음 한편이 제주 섭지코지의 넓은 바다처럼 시원하게 뻥 뚫렸으면 좋겠고, 맑은 날 부산의 태종대 광활한 바다에 비치는 향연 하는 햇빛처럼 환해졌으면 좋겠다. 회색 빛깔의 우중충한 기운이 이제는 사실 좀 지친다. 아니 때로는 많이 힘들다. 이 감정을 더는 가지고 있기도, 느껴보고 싶지도 않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힘든 일이 생기면 진짜 우울의 감정에 한계를 맞이할 것 같은 느낌. 지난 몇 년 동안 가지고 있었던 회색 빛깔의 감정은 시간이 갈수록 짙어졌고 어느 날은 매우 짙은 검은색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기분이 저하될수록 마음속은 점점 차가워져 갔고, 짙은 검은색 감정의 토네이도는 스스로를 갉아먹고 자존감을 더 낮아지게 만들었다. 온갖 노력을 해봐도 깊고 어두운 우울함이 쉽게 가시지 않고, 유독 기분이 좋지 않아 감정이 쉽게 밝아지지 않는 날에는 그냥 혼자 울거나 몇 시간씩 잠을 청했다. 혼자 터득하고 가지고 있었던 우울의 대한 방어가 유독 쉽게 격파(?)가 되지 않는 날에는 그렇게 힘들 수가 없다. 그러면 또 인내라는 걸 한다. 


"언젠가 이 감정이 또 지나가겠지"

그런 생각과 "진짜 지친다. 나 더 이상 이 우울한 감정을 가지고 싶지 않아. 

너무 싫증 나고 신경질 나고 그냥 싫어"라는 생각이 공존한다. 


긍정과 부정.

부정과 긍정.


이 두 단어의 양가감정이 마치 천사와 악마처럼 왔다 간다.


"그렇게 생각 안 해도 되는데"

"난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인데"

"뭐든 잘할 수 있는데"


"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에는 두각을 펼칠 수 있는 사람이잖아"

"난 뭘 배울 때, 좀 느린 편이어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일을 착착 완벽하게 잘하는 편이잖아"

"일 배우는 게 조금은 느려도 한 번 시간이 조금 지나 한 번 딱 깨우치면 그 일을 정말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사람이잖아"


스스로에게 칭찬과 자존감이 높아지는 말,

그리고 내면이 흔들거리지 않고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이 아주 중요한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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