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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mi Jul 19. 2024

오래된 아파트의 미학.

느림이 주는 행복감~

 긴 장마에 잠깐 날이 개었다… 비가 많이 와서 힘든 곳들도 있던데.. 여긴 아직은 괜찮다.

  바람소리, 풀벌레소리, 새소리… 바람에 나무들이 흔들리고. 녹색이 짙푸르다.

오래된 아파트에 산다. 노부모님들도 오랜 시간 함께다.

 도심 한가운데 있지만, 집이 오래된 탓인 건가.. 나무들은 하늘을 찌를 듯이… 자연 휴양림이 따로 없다.

  때론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노라면, 창문밖에  숲 속인 양 치솟은 나무 끝에 참새들이 와서 지저귀고 있다.

뉴욕 센트랄파크는 아니지만, 나름 운치 있다.  사람도 건물도 오래되면 불편하고, 힘든 구석이 많이 있지만 긍정적 마인드로 승화시키는 중이다.

 아름다운 시선으로 바라볼 때, 모든 내게 와 있는 것들이 다 아름다움이 될 수 있다.


  33년이란 긴 세월 동안 난 대학교의 교직원으로, 생활해 왔다.

 영원히 그렇게 살 것처럼 생활해 왔지만,, 모든 것에 멀티가 되지 않는 나는 한계점에 도달했다…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만 하는 세상 속에, 고통스러운 나날일 수도 있었지만 뒤돌아보면 행복했던 날들도 없진 않았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난날들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본다.


 그런 날들과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 내가 좋아하는 이런 글귀들을 써 내려갈 수 있는 축복의 순간도 존재하는 것일 테니까.


 빠르게 빠르게 가 힘든 나에게. 해야 할 일들이 너무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 번아웃이 왔었다.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다. 곁에 부모님도 살짝 편챤으셨지만, 이젠 한결 좋아지셨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일은 접었지만, 집에 있다고 안 바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애정하는 아침 커피 한잔 마실 수 있는 여유는 생겼다.  좋아하는 책들도, 맘먹으면 뒹구르르,, 몇 줄 읽어내려갈 수 있고.

 행복하다. 이런 게 행복이 아니면 뭐람~~


일을 할 때 보담 경제적으로 여유롭진 않다. 그렇지만, 그간 노력에 보상으로 이 정도에 시간 사치는 조금 부려봐도 되지 않나…?!

인생 짧고, 삶이 생각만큼 그렇게 길지 않을 거 같다.

비록 K장녀이지만, 좀 내 맘 데로 살아봐도 안되나?? 탈선하지 않는 선에서 ㅎ ^^


  파트타임 알바부업이라도 좀 더 알아보아야 할까 부다. 비록 나이에서 또 예선탈락, 참패를 당하겠지만.


 지적 허영심(??!~ ) 때문에, 퇴직 이후에도 계속 수업 듣고,, 뭔가를 배우고. 나 스스로를 너무 달달 볶은 느낌이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도태되고 퇴보한단 생각 때문이었까?..


잠깐 좀 쉬어가야 더 행복에 한계치를 향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일단 숨 고르기 한번, 정신 건강에 좋다는 멍 때리기도 한번 하고.


  오래된 아파트에서, 그 나름대로의 멋과 미학을 만끽하며,,

 한동안은 느림이 주는 행복감에 사로 잡히고 싶은 비 갠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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