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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운용 Apr 20. 2024

혼돈의 시간

(부제 : 외로움. 사회, 공동체)

외로움. 사회, 공동체


1. 사랑의 시작


까마득한 옛날.

사시사철 천둥벌거숭이로 뛰어 다녀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먹고 배설할 줄만 알았던 몰지각(?)한 시대에


날카롭게 돌을 갈아서 만든 화살촉 한개를 손에 쥐고 천지 분간 죽을 둥 살 둥 가리지않고 들판을 누비 용감무쌍한 수컷이 살고 있었다.


어떻게해서든 배고픔만을 해결하겠다는 굳은 의지 하나로 눈에는 잔뜩 힘을 준 채

매일같이 숲속 바위뒤에 숨어 먹잇감을 노리 있다.


먹잇감만 있다면 이 산 저 들판 거친 계곡을 마다 않고 찾아 배불리 먹는 즐거움을 즐기곤 했다.


먹이를 찾아 헤매고 다니는 와중에 수도 없이 많은 먹이다툼을 벌여야했고 몸싸움으로 피를 흘리기도 했으나 먹이를 찾아 나서는 사투를 겪으면서 수컷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먹잇감을 발견하고 무모한 다툼만 벌이지는 않았다. 때때로 거대한 바위와 같은 크기의 먹잇감앞에선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힘을 합쳐 먹잇감을 욕심내지않고 먹을 만큼만 먹고 자리를 비켜주기도  었고 여럿이 힘을 모아야만 먹잇감을 손쉽게 입에 넣을 수 있다는 자각게 되었다.


먹잇감을 찾으러 다니면서 많은 수컷들을 만나 그들 무리들과 어울리다 암컷들과 마주치다 몸을 닿게 되었어도 특별한 느낌을 느끼지도 않았고 먹는 것외에는 한번 곁눈질 하지 않았었는데


어! 이게 왠일인가. 먹잇감에만 쏠던 수컷의 눈길이 어느 날 갑자기 한 곳만을  향해 촛점이 몰리기 시작했다.


촛점이 흐려지고 먹거리를 눈앞에 두었을때만 흐르던 침 체면도 없이 줄줄흘러내렸다.


짐승이 자주 다니는 길목을 골라 사냥을 가던 길을 외면하고 자꾸만 눈길이 가는 길로 방향으로  트는 예가 많아졌

 

'눈길이 가는 곳으로 거리가 가까워 질수록 심장박동수는 빨라지고 숨이 가빠져만 온다. '


먹이를 잡아야 하고 그 방법에만 몰입하느라 암컷 향내 따윈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시크 원시맨이 동굴안팍을 들락날락거리며 좌불안석이다.


시도 때도 없이 보고만 싶어져 라 모르겠다 부리나케 달려갔다가도 애써 쳐다도 보지않는 암컷 냉정한 반응에 주변만 맴돌다 되돌아오길 수십번,


'그래도 가까이 있고만 싶다.'


물이 맑은 편안한 숲을 찾아도, 먹음직스런 훌륭한 먹거리를 손에 쥐어도 수의  머릿속향내좋은 암컷에게 가져다 주면서 마음을 사고 싶은 생각뿐이다.


그렇게 가슴앓이만 태우다 먹잇감을 찾아 나선 어느날 잔뜩 몸을 움크리고 먹잇감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는데 어이된 까닭인지 먹잇감 보다 노랗고 빨간 들꽃 무더기들이 눈에 쑥 들어왔다.


날렵한 솜씨로 바위 위를 타고 넘어 한아름 꺾어 손에 들고 쏜살같이 빠른 속도로 내달렸다. 행여 꽃잎이 떨어질세라 가슴에 보듬어 안고는 가슴떨리는 그곳으로 신나게 달다.


'암컷.  그녀만 좋다면 앞으로 열흘을 굶더라도 계곡 아니라 벼랑끝이라 한들 꺾어다 줄거다.'


'발걸음도 가벼워지고 절로 흥이 난다.

가까이 다가가면 어쩐지 기분이 좋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았던 몰지각한 시대, 

오로지 먹어야 한다는 식욕본능에만 충실했던

사랑이란 또 다른 본능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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