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에도 연락하는 상사에게 대처하는 법
잠시 글쓰기를 쉬는 동안에 구독자님들이 많이 늘었다. (모두 정말 감사드립니다!!!)
실은 심한 편두통으로 잠시 휴직을 하기로 했다. 시간이 많아졌으니 그동안 여유롭게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이 역시 컴퓨터 작업과 마감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 유발 요인일 뿐이라 때려치우고 치료에 집중하기로 했다. 한동안 두문불출한 것에 대한 변명일 뿐이지만, 혹시라도 기다리셨을, 좋아요와 구독을 눌러주셨을 독자님들께 죄송하고 감사한 말씀 올린다.
지금은 많이 나아져서, 초기에는 한 달에 20일 이상 아플 것 일주일 정도 아프다. 그래도 루틴 관리를 잘 못하면 다시 컨디션이 망가진다. 아직 안정된 게 아니라 조심 중이랄까.
내가 퇴직한 이유는 그야말로 '일신상의 이유=건강문제'이고, 원인은 나를 골수까지 뽑아먹은 교수님 되신다. 그 이유를 퇴직 해서야 제대로 알게 됐는데, 사실은 실험실에 교수님 맘에 들도록 결과를 가져오는 인원은 (멍청하게도) 나뿐이었기 때문이다.
왜, 자판기 네대가 나란히 있는데 한대는 동전을 자주 먹고, 한대는 커피가 나오는 확률이 랜덤이고, 한대는 커피가 나오긴 하는데 찔끔찔끔 나와서 매우 오래 걸린다면, 대부분의 사람이 멀쩡히 작동되는 자판기를 이용하지 않겠나? 나머지 세대를 고치기보다는.
중요한 건, 교수님은 나머지 세대를 고쳐서 사용해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었다는 거다. 결국 난 고장이 났고.
그런데, 별로 고치는 데는 관심이 없으셨고 계속 한 자판기만 사용하려고 하시길래 그냥 본사로 돌아왔다.
그리고 가끔 다른 자판기가 고장이 났는데 원인을 아냐며 나를 떠보는 전화를 하셔 선 다른 자판기 흉을 보신다. 그리곤 다시 파견 나올 순 없냐며 마지막에 본심을 얘기하는 패턴이다. 덕분에 전화기에 이름 뜰 때마다 던져버리고 싶다. 내 소유물 중에서 2위로 비싼 놈인데.
퇴직할 때 상사랑 싸우고 나오지 않는 이상 연락 올 때가 종종 있는 거 같다.
근데, 전 남친도 아니고 받아주다 보면, 마음 있는 줄 알고 자꾸 찔러본다. 초기에 자르던지 아예 안 받는 게 좋다.
나도 논문 때문에 연락하기에 초반에 몇 번 받다가 자꾸 다시 출근해 달라로 귀결되기에 그 뒤로 씹었더니 연락이 끊겼다.
역시 '자니' 엔 '안읽씹'으로.
있을 때 잘했으면 왜 헤어졌겠니. 흥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