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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tryJee Feb 07. 2022

대학원 꼰대의 세상 사는 이야기

'MZ세대'라는 용어에 대한 단상

요즘 MZ세대가 화두다. 


뉴스, 인터넷, SNS 모든 매체에서 MZMZMZ 떠들기에, 이 시대의 뒤지지 않는 대학원 꼰대로서, 트렌드에 편승하기 위해 나도 한 번은 이 주제에 대해 다뤄야지 하는 의무감(=압박)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몇 번 글을 시도했으나 맘에 들지도, 완성할 수도 없었다. 


오늘 청소를 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청소나 샤워는 내겐 아이디어의 원천이다) 

'MZ세대 별거 아니겠구나. 편 가르기 좋아하는 기성세대가 붙인 '젊은 세대'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구나.' 하고. 


언젠가는 N세대였고, 또 언젠가는 X세대였고, 또 그 언젠가는 신세대였고, 또 어느 한때는 요즘 것들이었던.

이제 막 자유와 책임과 의무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법을 깨우치고 있는 그 언젠가의 우리들 말이다. 




나는 40대 초반으로, 나이 먹는 게 아쉽긴 하지만 20대로 다시 돌아가라고 한다면 가고 싶지 않다(웬만하면, 50억쯤 주지 않는 이상). 주변에 물어봐도 비슷한 의견인데, 이유는 지금의 안정된 생활-정서적, 경제적-에 만족하는 동시에, 그 힘든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미래를 위해 쏟아부어야 했던 노력과, 매일 겪어야 했던 좌절, 우울, 세상과 사람과의 충돌. 이 모든 힘든 일들을 다시 겪어야 한다니, 벌써부터 머리카락이 빠지는 기분이다.   


지나온 사람으로서 요즘친구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멈추지 말라는 거다. 

변화는 언젠가는 온다. 한순간에 올 수도 있고, 서서히 올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온다. 

지금 힘들다는 거 안다. 근데, 거기엔 끝이 있다. 

나는 내 동기들보다 끝이 조금 늦게 왔는데, 그만큼 행복하다. 그리고 지금은 이걸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세상이 뭐라고 하든, 시대가 어떻게 변하든, 우리들 각자는 각자의 현재를 살고 있지 않나. 남의 과거와 남의 미래와 나를 비교하지 말고(우리는 엄마친구아들하고 비교하는거 그렇게 싫어하지 않나?), 하던대로, 멈추지만 말고, 가능하면 (헬스 느낌으로) 한번만 더 하면 된다.   





생각해보니 뉴스, TV에서나 MZ라는 말을 쓰지 SNS나 유튜브에서는 그런 말을 쓰지 않는 것 같다. 그들 스스로는 자신들을 어떤 '세대'라는 틀로 특징짓지 않는다는 반증이 아닐까. 


그러니까, 다 여론몰이 같은 거. 

나와 다른 사람을 한 데로 묶어서 '이 그룹은 이런 특징이 있다'라고 특징 지워 버리고 그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게 어떤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 그룹에 속했기 때문으로 치부해 버리는 거다.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지만, 개개인에 대한 이해는 결여된 채, 봉투에 묶어 덮어버렸달까?


그러니까, 우리 편가르기 하는 협잡꾼들의 말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할일이나 하자는 거다. 너와 나를 사람대 사람으로서 바라보면서. 


ps. '어쩔티비' 가 어쩌라고 티비나봐 = (티비는 요즘애들은 안보는 구시대의 미디어이므로) 어쩌라고 이 나이만 많은 어르신이? 같은 뜻이라던데, 역시, 유튜브 보다 TV가 더 친숙한 나는 노인네인 것인가. 


 


새해를 맞아 대학원 꼰대 시리즈에 변화를 주려 합니다. 

대학원 꼰대의 '라떼는 이야기'는 8화로 마감하고, 대학원 꼰대의 세상 사는 이야기를 새로 연재하려 합니다. 기존 라떼시리즈는 연구실, 대학원에 주제가 국한되어 있어 좀 더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자 결정했습니다.

대학원 꼰대의 세상 사는 이야기에서는 기존 연구실 관련 주제와 더불어 오늘처럼 사회/문화에 관한 소소한 생각도 다룰 예정입니다. 

구독자 여러분과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 여러분께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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