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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셀피디렉터 똑띠 Jan 14. 2022

투두리스트 어플 내 인생에 쓰지 마세요.

새해 목표를 열심히 짜도, 망할 수 밖에 없는 이유.

투두리스트 작성하기


직장인 시절, 출근하자마자 했던 일이에요. 이렇게 말하면 굉장히 철저한 자기관리 주의자 같지만.. 실은 벼락치기가 인생의 동반자고, 침대에 누워 있는 게 제일 행복한 프로 게으름뱅입니다.


투두리스트 작성은 제 평생 유일하게 지킨 습관입니다. 아니, 강제로 지킬 수밖에 없었던 습관이에요. 


너 그거 했냐?



직장 상사의 입에서 나오자마자, 등줄기에 식은땀이 쫙 흐르는 말이죠. 거의 100%의 확률로 안 했거든요. 사실 안 한 게 아니라, 까먹어서 못한 거지만요.


몇 번, 홍역을 치르고 난 후엔 참 많은 투두리스트를 작성했어요. 투두리스트 전용 수첩만 10권 이상은 쓴 것 같네요. 수첩이 없을 때를 대비해서, jorte 캘린더 어플에도 옮겨 적었어요. 하루하루가 빼곡한 검은 글씨로 채워져 있고, 한 줄, 한 줄씩 빨간 펜으로 지워나갔습니다.



회사 말고, 내 인생을 위한 투두리스트 작성도 가능할까?


1인 기업가가 된 후에도 투두리스트 어플 사용은 계속했지만, 문제가 생겼습니다. 직장인 시절만큼 계획을 빼곡하게 적지도 않았고, 일일이 줄을 그어가며 체크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못 하면 뭐 어때? 내일 하면 되지.' 란 말은 최고의 핑계거리였어요. 


직장인 시절에는 폭풍우처럼 몰려드는 직장 상사의 잔소리와 실타래처럼 꼬여가는 업무가 두려워 투두리스트를 손에서 놓지 않았지만, 1인 기업가인 지금은 할 일을 하지 않아도 잔소리할 사람도 없고, 엄청 큰일도 일어나지 않더라고요.


아뿔싸! 망했다.

2022년 새해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일이에요. 점심을 챙겨 먹고 나른해진 늦은 오후에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잠이 솔솔 오려는 찰나, 갑자기 정신이 퍼뜩 들더라고요.


1년 전,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내가 전혀 다르지 않지 뭐예요?


단순히 투두리스트를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새해 목표를 지키지 않아서도 아니에요. 매일매일 내가 만족할 만한 하루를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당신의 하루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세요?


새해 목표, 일일 계획표, 월간 계획 다이어리..

우리는 참 많은 인생 계획을 세우고 살아가지만, 결과는 늘 작심삼일. 월급 받는 직장인 인지라, 어쩔 수 없이 꼭 해야 하는 업무 투두리스트와는 다르게 내 인생의 투두리스트는 참 실행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저처럼 손 놓고 있으면, 2023년 1월에는 저처럼 식은땀이 줄줄 흐를지도 몰라요. 작년과 변함없는 자신을 바라보면서요.


계획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매일매일 나 스스로 만족하는
하루를보내야 합니다.



멘토 작가님이 해주신 말씀이에요. 듣고 나니 머릿속이 뎅- 하더라고요.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서 '와, 오늘 하루 진짜 잘 보냈다. 정말 뿌듯해'라고  생각한 적이 있던가? 생각해보니 최소 지난 1년 동안은 없더라고요.


매년 1월 1일 그렇게 난리를 쳐서 새해 목표를 세웠는데, 고작 3일 정도 지나고 나면, 늘 작년과 변함없는 나만 있었어요.



매일매일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내보내려고요.


더 이상 내 인생의 투두리스트 어플을 쓰지 않으려고 해요. 더 이상 목표도 세우지 않으려고요.

몇 십 년 동안 그렇게 살았는데, 아직도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장을 하지 않았거든요. 


새해 목표를 정하고, 투두리스트 어플을 썼던 이유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매일 밤 침대에 누워 자기 직전에 '와, 오늘 하루 진짜 잘 보냈다.' 라는 말로 스스로 만족하는 것만큼, 더 나은 내가 되는 일이 어디 있을까요?


오늘부터 새해 목표는 머릿속에서 깔끔하게 잊어버리고, 매일매일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낼 거예요.

물론 몸에 밴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겠지만, 조금씩 노력하면, 2022년 연말에는 '와, 나 올해 진짜 잘 보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혹시 저처럼 늘 새해 목표를 세웠지만, 작심삼일에 그친 분들이 있으시다면 딱 오늘 하루만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내보시는 건 어떨까요?


오늘보다 더 나은 나를 만날지도 몰라요. 운이 좋으면, 내년엔 지금은 상상도 못할 만큼 멋지게 성장한 나를 만날지도  모르는 일이죠.



▶ YouTube에서 함께하기 : https://www.youtube.com/channel/UCHDsgixK2gU1Vp93lr48eI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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