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간의 색은
노랗고 빨간 날들이었다
가끔은 파랗게 쨍하니 빛나기도
초록빛으로 찬찬히 물들기도 했다
우리의 웃음이 산호색으로 피어오르기도
우리의 울음이 호박색으로 시들기도 했다
우리는 자주 기뻐서 하얗게 터져버렸고
가끔은 슬픔에 까맣게 타버렸다
순도 높았던 우리의 색들은
한때 다채롭게 반짝였지만
어느새 유통기한이 끝나버려
흙을 탄 듯 탁해져 버렸다
수많은 우리의 색들이 전부 뒤엉켜버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을 만들어냈다
우리 색의 유통기한이 끝나버렸다
새까만 시간을 거기에 두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