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ese 치즈 2023.12.11 크루출판사 유유자적 Vol.01
표지 디자인이 완성되고 인쇄소로 넘어간 책은 다시 제본소로 넘어간다고 했다.
책이 외주 제본소로의 넘어가서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는데 표지의 가운데를 사각형으로 구멍을 내어 뒷장의 치즈 사진이 보이게 하는 후가공 작업 때문이었다.그사이 초판 한정 굿즈의 디자인이 진행 중이었다.
" 인쇄로 하는 굿즈는 회사에서 지원해 주신대요. 연말이니 치즈 사진이 들어간 달력 어떠실까요?"
치즈 책에 함께 나갈 굿즈가 치즈 사진들을 넣은 달력이 된다니 어쩜 이렇게도 잘 짜인 각본이 있을까 싶었다.하지만 달력에 들어갈 사진도 결국 내 일이었고 편집자와 3차에 걸쳐 사진을 고른 끝에 사진이 정리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제본까지 끝낸 책이 출판사에 입고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작가님, 택배로 보내드릴까요? 파주까지 오시기엔 너무 멀어서 다른 작가분들은 택배로 받으세요."
나는 단호히 가겠다고 했다.
우선 편집자에게 감사 인사를 또(그동안의 감사인사로는 아직 부족했다.) 하고 싶었고 그리고 조금 과도해 보일지라도 직접 내 손으로 받아 이 책을 맞이하고 싶었다.
하필 파주에만 가는 날이면 입고 있는 옷이 휘날릴 만큼 바람이 불거나 말하기 힘들 만큼 추운 날이었고 이날 또한 그랬다.
편집자는 출판사 1층에서 만난 나에게 서고부터 가자고 했다.
서고라는 곳을 처음 보기에 그저 입구의 모습을 잠시 담아 두려 카메라를 켰을 때 편집자는 안쪽에서 큰 박스를 챙겨 왔고 거기엔 '저자용'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저 박스를 열면 나의 책이 있는 건가.. 낯선 서고를 두리번거릴 즈음 편집자는 나에게 "저기 있어요."라고 말을 해 주었고 아주 잠깐 사이에 치즈처럼 쌓여있는 내 책을 마주했다.
아... 잠시 말을 잊고 숨이 멎었다.
회의실로 자리를 옮기자 편집자는 사각사각 소리가 나는 박스를 열어 엽서가 가득 담긴 치즈 달력을 보여 주었다. 굿즈라 하기엔 너무 꼼꼼한 일반 상품이었다. (booktory 라는 사이트의 판매 상품이기도 하다.)인쇄소 운영하는 츌판사이기에 제작비 걱정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굿즈의 기본 가격이 높아 책 구입 시 금액을 내는 옵션으로 선택해야 한다.
저자 증정본의 책을 받고 , 마케팅, 디자인 담당 분들과 함께 회의를 하고 집에 와서는 두 아이를 하교, 하원을 하고 애들의 저녁까지 모두 챙겨주고 그날 밤 나는 앓아누워 버렸다. 타이레놀을 먹어도 몸이 아픈 게 가라앉지 않았다. 다음날에도 겨우 일어나 애들을 챙겼고 몸살은 회복되지 못했다. 하지만 쉴 수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팔아야 하지? 어느 곳에, 누구에게, 어디에 책을 알려야 할까.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리고 이런 고민이 깊어지는 사이 책의 온라인 예약 판매가 오픈 되었다. 온라인에 떠 있는 책의 링크를 알리자 축하 메시지가 폭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나는 계속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어떻게 팔지..?
마침내 나의 영국 치즈 책이, 나의 세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예스 24 서점
알리딘 서점
교보문고
영풍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