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 글이 쓰고 싶었을까?,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은 걸까? 난.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는 걸까?
아니면 나같이 정작 하고 싶은 말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있는 욕망인 걸까?
막연하게 글이 참 쓰고 싶었다.
내 안에 무슨 이야기들이 있는지도 모르고,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도 모르면서.
혼자 글을 쓴 지 -일기까지 포함해서-
20년은 된 것 같다.
그러다가 문득 소통이 하고 싶어졌다.
글을 혼자 쓰며 감정을 해소시키고 정리하는 건
어느 정도 하는 것 같으니까 저 이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고, 나의 이야기도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 거다.
그래서 시작했던 게 SNS.
빌어먹을!
순수하게 글과 사진으로 소통을 하고 싶었던 건데
올리는 사진과 글이 돈이 된다고 하네?
쉽게 돈을 번다고 하네?
돈 앞에 마음이 휙 돌아서는
그저 순수하게 소통이 하고 싶었던 마음은
뜨거운 태양에 증발된 안개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소통과 글에 대한 마음은
변질되어 썩어져 버렸다.
썩어진 마음은 한 동안 돌아오지 않았고, 변질된 채로 8년..
글을 쓰고 싶고, 소통은 하고 싶으나 그 마음보다
돈을 벌고 싶고, 빨리 벌고 싶고, 쉽게 벌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던 것 같다.
나 자신이 얼마나 싫던지. 아니, 얼마나 안쓰럽던지..
돈을 벌기 위한 글쓰기 말고 다시 소통을 하기 위한
글을 쓰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던 찰나, 성장과 치유라는 주제로 글쓰기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16주 과정. 꽤나 호흡이 긴 과정
도전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글쓰기 강의를 듣는다는
것은 꽤나 큰 다짐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한다.
수업 시작 전 작가님께서는 사전 질문을 작성하라고 하셨는데 “어떤 글을 쓰길 원하나요?”라는 질문에
“가장 나다운 글을 쓰고 싶다”고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답한 이유는
작가님이 건네온 많은 질문 끝엔 백지여도 괜찮으니 결국 “나”라는 답이 있어야 되는 것 같았는데
내가 가진 이야기들이 무엇인지, 어떤 이야기들을 하고 싶은 것인지, 어디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 건지, 등등 내가 나를 모르니 누구와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서..
수업 들은 지 9주 차에 비로소 나를 조금씩 알게 됐고, 상처와 회피하고 있던 썩어서 냄새나는 쓴 뿌리를 꺼내게 되었다.
그 용기로 브런치스토리에 재재재재재도전 하게됐고 합격했다.
나의 글은 아주 평범할 것이고, 일상일 것이다.
어쩌면 ‘뭐야, 이런 사람도 작가가 됐어?’
할 정도로 평범하고 형편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약속한다.
진솔할 것이고, 가르치려 하지 않을 것이다.
87년생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만 37년의 인생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길었던 진로방황, 친정아빠에게 느끼는 해소되지 않는 분노, 애증의 감정, 이해하고 싶지 않지만 이해되는
시모, 결혼반대, 나의 우울증, 그로 인한 우리 루똥이의 불안, 둘째 아이의 죽음, 남편의 암선고 등등
겪지 않아도 될 인생의 그지 같음을 겪으면서 느낀 것들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삶은 아름답지만 않으니까.
삶은 그지 같은 면이 더 많으니까.
그지 같은 면이 더 많다 하더라도
소위 말하는 존나 버티니까
치유되고 성장하게 되는 모습을 나누고 싶다.
아무리 그지 같은 면이 많다 해도 삶은 죽음보다
찬란하게 빛나며 아름다우니까..
예쁘지 않은 말들이지 몰라도. 나스럽게.
이작까야스럽게.
아! 브런치스토리에 합격하면서 필명도 바꿨다.
글진리에서 이작까야로.
처음에 작명했던 “글진리”는
앞으로 담아내는 글엔 “변하지 않는 진리”와 같이
초심을 지키며 글을 쓰자는 뜻으로 지었는데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
해서 “이작까야”로 바꿨다.
성이 “이”씨이기도 하고,
브런치스토리에 합격했다고 하니까
지인들이 “오 그럼 이제 이작가야? 축하해! “ 하며
불러주는 그 느낌이 좋아서..
원하기는 저녁 식사 후 아쉬움에 한잔 더 걸치며 편히 드나드는 대폿집과 같은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곳이길 바라면서.
감히.
지금 이 글도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 글이지만 나에게 하는 다짐으로 적는다. 이 마음 잊지 말자.
순수하게 “글”을 쓰고 싶은 이 마음을 잊지 말자.
“나”를 찾고 싶었던 마음을 잊지 말자.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잊지 말자.
그리고 당신.
지금 이 글을 읽어준 당신께 감사의 인사를 드려요.
고마워요, 읽어주셔서.
다소 부족하게 느끼실 수도 있지만 다음 글에도 진솔하게 저를 담아볼게요. 우리 함께해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