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홀가분함

2025.10.5

by 하린

유난히 조용한 하루.

누군가와 말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하루.

연락이 오지 않아도 신경 쓰이지 않는 하루.


가장 친했던 친구에게 이별을 고했는데,

허전함이 남는 대신 홀가분함이 주어졌다.

외로움이 찾아오는 대신 괴로움이 사라졌다.

내 옆의 빈 공간은 공백이 아니라 여백으로 남았다.


시간조차 느리게 흐른다.

아마도 그동안 나는

누군가의 감정에 맞춰 숨을 쉬었을지도 모르겠다.

이제야 내 호흡으로 돌아온 걸까.


살면서 가끔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난다.

그리고 비로소, 혹은 뒤늦게 깨닫는다.

나로 다시 돌아갈 자유를.

아니, 나를 향해 나아갈 용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