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군반 시절 상위랭크에 들기위한 노력들(3화)
모든 소위들은 임관 후, 초군반 입교 전까지 약 1주일 정도 휴식을 취하다가 해당병과의 병과학교로 입교를 한다. 입교를 하게 되면, 초군반이라는 병과 기초군사훈련 비슷한 것을 약 4개월정도 받고 자대로 배치된다. 초군반의 성적은 장기선발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생도 및 후보생 시절과는 또 다른 배움터다. 가장 중요한것은 초군반때 성적이 장기복무 선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적에 목숨을 거는 친구들이 상당히 많다. 특히, 이미 전임기수 선배들로부터 이것저것 노하우를 들어온 친구들이 꽤 있어서 교관님 눈깔점수를 받으려고 앞에서 열심히 하는 인원, 학생장 또는 교육장교를 하려고 동기들에게 인기를 얻으려고 하는 인원, 야간에 밤새도록 공부하는 인원 등등 치열한 미니 전쟁터다.
장기복무를 희망하는 장교들은 초군반 성적을 잘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초군반 시절 많은 출신의 동기들과도 인맥을 형성하고, 병과내에서 본인의 이미지를 잘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성적을 어떻게 하면 잘 받을 수 있을까?
<성적 잘 받는 노하우 첫 번째 : 학생장 또는 교육장교처럼 동기들보다 고생을 많이하고, 담임교관님과 소통할 수 있는 직책을 반드시 해라>
입교 당일 담임교관님에 의해 OT이후, 학생장과 교육장교 또는 행정장교 등 동기들을 대표해서 담임교관님과 소통하고, 자치위원회를 운영하기 위한 위원들을 선발할 것이다. 이 때, '리더십이 있거나 동기들을 많이 사귀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손을 들겠지?' 라고 생각한다면 천만의 말씀이다. 전임 기수들로부터 노하우를 듣고 온 친구들 중 성적에 욕심이 있는 친구들은 다 손을 들어서 본인이 000직책을 하고 싶다고 어필한다. 이때부터 진짜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해당 직책이 임무수행하기 쉬운 직책은 절대 아니다. 혈기왕성한 20대 초반의 동기들을 통제해야하고, 담임교관님의 의사를 명확히 전달해서 원활한 소통이 되게끔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동기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평가에 집중할 때 자치위원들은 군사지도를 잘라서 배달해줘야 하고, 교보재를 준비해서 시험준비를 도와줘야 하는 수고로움도 있다.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고, 타인에 의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스타일이라면 추천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감수할 수 있고 임무수행을 잘 해낼 의지만 있다면 반드시 감투를 쓰는 직책을 해라. 초군반 기간동안 한층 더 인간적으로 성장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장담한다.
<성적 잘 받는 노하우 두번째 : 과목별 교관님의 눈깔점수는 반드시 존재한다. 수업시간 절대 졸지말고, 맑은눈의 광인이 되어 교관님께 집중하고, 필기하고, 발표해라.>
모든 교관들은 수업을 진행할 때 과목별 교육생에 대한 관찰평가표를 작성한다. 어떤 인원은 졸고, 어떤 인원은 열심히 하는데, 둘다 똑같은 점수를 받는다면 공평하다고 볼 수 있을까? 반대로 얘기하면, 수업시간에 열심히 집중하고, 발표를 많이하고, 수업에 도움이 되는 크리티컬한 질문을 하는 친구들은 높은 수업태도 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소리다.
또한 그런 친구가 필기평가까지 잘 본다면 어떤 성적을 받을까? 당연히 수업태도도 좋았고, 공부도 열심히 한 친구가 필기평가까지 잘 받았기 때문에 주변으로부터 인정도 받고, 이미지도 좋아질것이고, 이래 저래 얻는 게 많다.
수업시간에 졸다가 뒤늦게 공부 열심히 한 동기들 중에 상위 성적을 받는 친구들은 본적이 없다. 지금까지 군생활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 친구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인성이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으면서 지금 당장 나에게 벌어진 일에 대해 몰입을 하여 최선을 다하고, 남을 위해 희생하고 솔선수범하는 태도가 몸에 베어있으며, 개인의 자기개발을 위해 게을리 하지 않는 친구들이다. 초군반도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수업시간에 졸지 않고, 교관님과 아이컨택 하면서, 크리티컬한 발표 및 질문을 하는 친구가 좋은 성적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 와중에 여러분들이 알아야 할 것은 교관들 중에 "젊은 꼰대" 또는 "꼰대"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 꼰대들은 특이한게, 본인의 강의에 초집중을 하면서 본인의 강의를 열심히 필기하는 친구들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분명히 존재한다. 필기 액션이 필요할땐 액션을 취하는 게 상책이다. 수업 시작하기전에 교관님 드실 음료수를 교탁위에 올려놓고, 반짝반짝 빛나는 눈을 바라보는 학생장교들을 특히 더 좋아한다. 음료수 전략은 맨첨에 시도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맨 처음 녀석만 기억하므로....
<성적 잘 받는 노하우 세번째 : 저녁식사 시간 이후 당일 배웠던 과제에 대해 복습하고, 필기시험 또는 실기시험이 있다면 다 외울때까지 잠을 자지마라>
생도 시절을 겪고 임관한 친구들에 비해 후보생 시절을 겪은 친구들은 군대의 평가체계에 대해 익숙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육사든 3사든 생도시절에 많은 군 관련 과목을 배우면서 평가를 많이 받아봤지만, 학군이나 학사는 굵고 짧게 훈련을 받다보니 군대 특유의 평가체계에 대해 익숙하지 못하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생도 시절을 겪은 친구들이 먼저 군대의 평가체계에 익숙하다는 것뿐이지, 본인들도 초군반은 처음이기 때문에 동일한 선상에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다만,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성적을 잘 받고싶다면 당일 배웠던 과제에 대해 복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복습이 필요한 이유는 군대 특성상 수많은 군사 주특기를 후딱 섭렵해서 야전으로 내보내야 하기때문에 진도가 엄청 빠르다. 나중에 복습을 하지 않고 종합평가를 준비할 때 정말 머리가 좋은 인원 아니고서는 그때당시 배웠던 것들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초군반 기간은 약 4개월 남짓한 시간. 야전에 배출되기 전까지 소위들을 야전형 소대장들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야전에서 필요한 기본지식을 배양시키기 위해 엄청난 속도로 진도를 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복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매주 외박을 나갔다오면 리셋이 되는데, 복습마저 하지 않는다면 종합평가를 어떻게 잘 볼 것인가? 그리고, 초군반의 루틴을 잘잡아놔야 고군반 성적도 잘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필자는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필기시험 또는 실기시험이 수시로 있을 것이다. 스스로 평가했을 때 ‘이만하면 되지 않을까?’ 하면 되지 않은 것이다. 그만해서 될거면 누구라도 1등 했을 것이다. 완벽하게 외워서 눈을 감고 쓸 수 있을때까지 잠자지 말고 다시 외워라. 실기시험 같은 경우 눈을 감고 내가 모든 실습도구를 생생하게 상상해서 다룰 수 있을때까지 이미지 트레이닝을 반복해라.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이 수시로 있기 때문에 지칠수도 있는데, 지치지마라. 20대의 열정과 체력이 무조건 받쳐준다. 지친다고 생각하니까 지치는 것이다. 그 때는 뭐든 할 수 있다. 될 때까지 악착같이 해내라. 할 수 있다. 한번 잘받은 성적표는 군생활 끝날때까지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는 사실을 명심해라.
<성적 잘 받는 노하우 네번째 : 다른 동기들처럼 매주 외박 나가지말고, 3주에 한번은 복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라. 종합시험에 배웠던 모든 것을 기억해서 평가받기에는 어렵다>
초군반에 들어가게 되면 매주 외박을 나갈 것이다.(필자가 초군반 시절에는 금요일 일과종료 시간부터 일요일 20시까지 외박이었는데, 요즘은 토일만 나가는 병과학교도 많긴 하다.)
어쨌든, 초군반때 내가 백색수갑을 한번 차보겠다고 생각을 했으면 매주 외박을 나가라고 추천하지 않는다.
(백색수갑이란 성적 상위권친구들이 성적발표날 단상에 올라갈때 착용하는 상징적인 장갑이다.) 물론, 매주 외박을 나가고, 놀거 다 놀면서 수갑차는 친구들도 많다. 하지만, 본인의 머리가 그렇게 뛰어나지 않고 반복과 노력과 성실의 아이콘으로 버텨 온 친구들이라면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안된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과목 진도나가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고, 과목도 상당히 많다. 놀거 다 놀면서, 복습은 언제하고, 예습은 언제하고, 과제는 언제하고, 조별토의는 언제하고, 가장 중요한 소는 누가 키우나? 소는?
사실 외박이란 게 나가기전에 굉장히 설레고, 이번 외박주에는 누구랑 시간을 보낼까? 하며 두근두근하면서 외박을 나가지만, 돌이켜보면 매주 간만에 보는 친구들과 술먹는 시간이다. 그렇다고 가족들과 아주 큰 추억을 만드는 것도 아니다. 평일에 병과학교 내에서 과제와 공부를 해야하다보니 잠을 잘 못자서 외박나가면 잠도 많이 자고, 저녁에 친구들 만나서 소주도 한잔 먹고, 히히덕 거리다가 복귀했던 시간이 대다수다. 한달에 외박이 4번이라면, 3번은 나가서 맘껏 놀다가 와도 좋다. 다만 한달에 1번은 병과학교를 지키는 귀신이 되어보자. 다른 동기들이 외박 나갈거라고 미친 듯이 바쁘게 출발준비하는 시간에, 나 혼자 고고한 학처럼 여유롭게 저녁식사하고, 커피한잔 하면서 ‘음~이번주는 이런이런 수업을 했었구나. 그래그래 기억난다.’하면서 복습을 해보자. 다만, 주의 할 것은 고고한 학들이 하나, 둘 모여 시끄러운 까마귀떼가 되어 병과학교 인근 술집을 탐방해서는 외박을 안 나가느니만 못할 것이다. 평일에 못잤던 잠도 푹 자고, 오전 2시간(오후 2시간) 복습을 하면서 여유를 가지는 시간을 추천한다.
<성적 잘 받는 노하우 다섯번째 : 담임교관님과 티 타임을 자주 가져라>
두 번째 노하우와 동일한 선상에 있는 내용인데, 만약 내가 자치위원이 아니라면 사실 교관님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수업시간 밖에 없다. 특히 담임교관님이 내 성적을 좌지우지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담임교관님과 많이 친해져야 내 신상에도 이로운데, 이럴 땐 고민하지말고 PX에서 가장 비싼 커피를 사서 점심시간에 담임교관님 사무실로 직행해라. PX에서 가장 비싼 커피는 2,000원도 안할뿐더러, 무식한게 용감한 것이다. 초군반 시절에 패기는 아무도 못말린다. 왜? 소위니까. 소위니까 봐주는 문화는 아직도 육군에 존재한다. 소위가 실수한다고 해서 대대장이나 중대장이 뭐라하는 고참은 고참도 아니다. 가까이 지내지마라. 담임교관님과 자주 봐야 친해지고, 친해진만큼 내가 공부를 열심히 잘 하면 성적은 더 좋아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성적을 위해서 찾아가는것이 좀 속 보이긴 하지만, 안찾아 가는 것보다는 낫다. ‘알아서 잘 챙겨주시겠지...’라는 생각은 ‘내가 알아서 잘 클게요. 걱정하지 마세요.’하는 것과 똑같다. 세상에 알아서 잘 챙겨주는 상급자는 없다. 내가 얻기 위한 만큼 두드리고 노력해야 된다. 그래야 된다. 그래야 떡하나 더 얻어먹는다.
<성적 잘 받는 노하우 여섯번째 : 첫 번째 평가 이후, 1등한 친구의 노하우를 습득하라. 초군반의 평가는 우리가 기존에 알던 필기시험과 다르다. 맥을 못잡고 있다면 반드시 첫 번째 평가때 우수한 성적을 얻은 친구에게 노하우를 배워라.>
나는 나름 열심히 했는데, 성적이 평균 이하다. 그렇다면 본인의 공부방식을 바꿔야 한다. 군대의 필기평가와 실기평가는 여러분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꼼꼼하고, 명확한 의도가 숨겨져 있다. 이 숨은 의도를 잘 파악해야 하는데, 문제에서 묻는 출제자의 의도를 모르겠다면 잘못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추수 시절도 지났는데, 허허벌판에 허수아비를 설치해서 훠이훠이~하면서 새를 쫓는것과 같다. 밭에 수확이 다 끝났는데 허수아비가 되어 훠이훠이 팔휘두르지 말자.
이럴 경우, 1등을 한 친구를 찾아가서 공부방법에 대해 물어보고 배워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 공부했는지, 1번 문제부터 20번 문제까지 어떻게 풀었는지, 가르쳐달라 하고 찾아가보자. 이때도 어려운 건 없다. PX에서 가장 비싼 커피 사들고 가서 옆에 딱 붙어가지고 귀찮게 해라. 교관님보다 편한것이 동기사이다. 동기한테 뭘 격식을 갖추고, 예의를 갖춰? 가르쳐줘~~하면서 엉겨붙어라. 징그러워서라도 공부방법을 가르쳐 줄 것이다. 당신이 열심히 공부했는데, 성적이 안나올땐 반드시 나의 공부방법에 대한 재점검을 해봐야 한다.
<성적 잘 받는 노하우 일곱 번째 : 조교들에게 친절하고, 실습 간 많이 물어보고 초콜릿도 자주 줘라>
실습을 진행하다보면, 항상 조교가 시범을 보이고 실습 간 옆에서 도와준다. 그 조교에게 잘해라. 그 친구들이 교관의 눈깔점수에 영향을 미친다. 장교로 임관하게 되면 계급사회이기 때문에 나보다 낮은 계급인 부하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생길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 그래서는 안된다. 아무리 낮은 계급의 이등병이라도 진심으로 존중해주고 대해줘야 한다. 그래야 군생활에서 성공한다. 이건 진리다.
실습을 도와주는 조교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PX에서 파는 초콜릿들 사서 한번씩 주머니에 찔러주고,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해라. 당신의 실습점수가 달라질 수도 있다. 실습 간 교관이 보지 못한 열정적인 모습과 이것저것 물어보는 태도 등이 조교에 의해 평가되고 있다는 생각을 지속적으로 해야한다.
이렇게 위 노하우들만 잘 지켜도, 상위 30% 안에는 분명히 들 수 있을것이라고 확신한다. 다만, 너무 성적을 잘 받기 위한 내용만 강조해서 노파심에 얘기하건데, 인간관계가 훠~~~~얼~~~~씬 중요하다. 동기들에게 버림받지말고, 서로 상생해서 잘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동기들에게도 잘해라. 정말 중요하다. 가식적으로 대하면 우리도 인간인지라 단박에 알아챈다. 동기들에게 정말 진심을 다해 도와주고, 사랑해라. 그러면 동기들로부터 인정도 받을것이고, 성적도 좋을것이다. 초군반인 당신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