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아서,
심심하거나 위험할까 봐 실행에 옮기진 못 한 분들이 계실 것이다.
나의 여행기를 통해서 혼자라 다소 쓸쓸하고 궁상맞을지언정
낭만과 운치 있는 자유여행의 매력을 느끼실 수 있다면 좋겠다.
국내 여러 지역을 혼자 다녀왔고, 여름휴가에는 통영의 한적한 섬 여행의 매력에 빠졌었다.
먼저 지금 시기에 어울리는 겨울에 떠난 강원도 여행기를 들려드리려 한다.
처음으로 혼자 떠난 여행지는 강원도이다.
당시 많은 고민과 갈등을 하다가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게 되었다.
'회사를 그만두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할까.
그래, 여행을 떠나보자.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돌아볼 수 있는 운치 있는 겨울여행을.'
윗 지방에서 폭설로 고생하신 분들에겐 죄송하지만
부산사람인 나로선 펑펑 내리는 눈이 너무나 보고 싶었다.
이 사진을 보고 나니 사실 눈 보러 강원도까지 갈 필요는 없었겠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회사 퇴사한단 소식을 듣고 너무 놀라고 아쉬워하는 동료들과 송별회를 한 후,
짐을 싸서 부산에 도착한 당일... 원주로 가는 밤 기차에 바로 몸을 실었다.
부산역만 이용해 오다 부전역에서 기차를 타보긴 처음이다.
늦은 밤인데도 나처럼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을 보니 괜히 반갑다.
3시간 정도 달렸을까.... 눈이 정말 많이 왔다고 하더니,
기차 밖 풍경으로만 봐도 설레는 기분이다.
새벽 4시 30분, 원주역에 도착하였고 부산과는 차원이 다른 추위에
오들오들 몸을 떨면서 인근의 순댓국을 먹으며 몸을 녹였다.
터미널로 이동해서 오대산 국립공원을 먼저 가보기로 한다.
오대산엔 월정사, 상원사라는 두 개의 유명한 절이 있다.
배트맨과 억울이라고 혼자 이름을 붙여보았다.
내가 만든 게 아니라, 자연상태로 눈이 저렇게 쌓여있었다.
오대산을 내려온 후엔, 평창으로 이동해서 숙박을 하고
평소 가보고 싶었던 양떼목장을 가보기로 했다.
(PC통신 시절부터 써왔던 나의 닉네임, 양치는목동)
드디어 형이 왔단다, 얘들아.
겨울이라 막사 안에 양이 있고, 여름에는 말 그대로 초원을 뛰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평창에는 오삼불고기와 황태요리 전문점이 상당히 많은데
왜 그런가 했더니, 오삼불고기란 요리의 탄생이 바로 이곳에서 되었다고 한다.
소주 한 잔과 함께 먹는 원조집의 오삼불고기는 너무나 맛있었다.
여행은 그런 것 같다.
자신이 사는 곳은 항상 익숙하기에, 참 별날것 없어 보이는데도
저 멀리 다른 곳에서 찾아온 이들에겐 너무나 새롭고 색다르게 느껴지는 것.
눈 구경을 좀처럼 할 수 없던 나에겐 어딜 가나 흰 눈으로 뒤덮인 강원도 여행이
참 특별한 추억으로 남게 되었고, 이 계절이 돌아오면 문득 떠올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