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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첫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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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스블루 Sep 13. 2015

니스 그리고 다시, 파리

마지막 이야기

먼저, 이 여행기의 마무리가 늦어진 이유를 몇 가지 적고 싶다.


나 스스로에게 변명하는 느낌이지만 굳이 차례로 설명하자면, 약 2주 전에 개강을 했다. 이번 학기는 열심히 학교를 다녀보리라 다짐했고 한꺼번에 몰아치는 과제와 수업을 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여행 중 마지막 3일 동안은 아무것도 기록하지 않았다. 일부러 기록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것은 아니었지만, 마지막 시간 동안은 온전히 아무 생각 없이 즐기고 싶어서 였던 것 같다. 곧 돌아간다는 생각에 아쉬웠고 역시 난 꽤나 지쳐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사진도 몇 장 없고 쓸 말도 얼마 없다.



그렇게 말하고 가만히 니스에서 찍어온 사진을 바라보고 있자니 다시 마음이 벅차오른다. 밀라노에서의 짧은 시간을 뒤로 하고 마지막 행선지인 프랑스의 휴양지, 니스에서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니스에서 머무르는 시간도 단 하루. 저렴한 가격에 찾은 숙소가 생각난다. 한 번도 타 본 적 없지만, 유람선에 있을 법한 작은 호텔방. 빨간 이불, 빨간 벽지, 캐리어를 눕힐 공간 조차 없이 모든 것이 꽉 들어찬 곳이었다. 방 한편에 조그맣게 창문이 나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호텔이라 할 수도 없는 보잘 것 없는 방이었지만  그때는 뭐가 그리 신이 나서 하늘이 예쁘다고 연신 감탄을 멈추지 못했는지.


짐을 두고 8시가 훌쩍 넘어서 해변으로 나서던 우리가 생각난다. 도착하자마자 바다에 뛰어들겠다고 옷 안에 수영복을 입은 채로 몇 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이동하기까지 했었지. 한국이었다면 상상도 못할 밤 수영을 했다. 9시가 넘어가도록 적당히 차가운 바다에서 나올 줄을 몰랐다. 바다 속에서 해가 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해가 내려와 저 멀리 수평선 아래로 사라질 때, 붉은 해가 바다 속으로 들어와 우리와 함께 수영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밤이 어두워져도 그곳 사람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저들끼리 모여 앉아 먼 바다를 바라보았고 뒤 편으로는 바비큐 파티를 하는 사람들, 지치지도 않는지 신이 나서 공놀이 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우리를 포함한 모두가 아무 걱정 없이 지금을 즐기고 있었다. 해변에서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 것 같았다.



시간이 많이 늦었음을 마침내 깨달은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덜 마른 몸은 바닷물을 뚝뚝 흘리고 우리는 배가 고팠다. 숙소까지 꽤나 먼길을 걸어야 했는데 어느 하나 말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그 길이 계속되었음 했다.




다음날 다시 기차에 올라 파리로 향했다.  한번 머물렀던 곳이라고 여유가 가득해져서는 특별할 것 하나 없는 마지막 하루를 보냈다. 지났던 거리를 천천히 걸어보기도 하고 들렸던 상점에 다시 들러서 사지 못해 아쉬웠던 물건들을 사고. 다시 한번 먹고 싶던 군것질거리를 잔뜩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잔뜩 배불리 먹고는 그 흔한 여행 마지막 밤 늘어놓는 허심탄외한 이야기 시간 따위는 생략하고 잠에 들었다. 이번이 마지막이 아님을 우리는 아니까. 언젠가 셋이서 훌쩍 떠날 것임을 알고 있어서 우리는 아쉬운 마음도 그냥 아쉬운 대로 안고 잠들었다.



Epilogue.

지금까지 두서없이 이어진 저의 여행기인 듯 여행기 같지 않은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벌써 돌아온지 두 달이 다 되어가는 시간의 이야기들이었어요.

브런치를 접하고 저의 글들을 브런치에 올리면서 저는 더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고 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답니다. 너무 내 감정들만 늘어놓는 글은 아니었는지, 어떤 이야기가 좋은 이야기일지.



계속해서 성장하고 발전하고 싶어요. 누군가 그러더군요. "완벽하지 않아도 되니까, 젊을 때 습작을 많이 남기자." 멈추지 않고 꾸준히 쓰려고 해요.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지만, 열심히 배우고 쓸 거예요. 언젠가 누군가의 마음에 잔잔한 행복을 전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요.  그때까지 많은 습작을 남겨야겠죠. 바쁘다고 정신없다고 미뤄두지 않고 브런치로 찾아뵐게요. 이 글을 읽는 누구든 감사합니다.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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