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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디 Nov 03. 2021

5. 여드름, 과연 짜야하는 것인가??

여드름이란 무엇인가?? 면포 때문에 생기는 그 무언가.

잘못 짜면 더 나빠지고,

의사들에겐 부담이고,

환자들은 죽도록 아파하는데...

이 '여드름 짜기' 과연 해야 하는 것일까??


여드름은 과연 짜야하는 것인가를

이야기하기에 앞서서

여드름이란 무엇인가를

잠시 정의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여드름 전반을 다루는

학술 서적이 아니기 때문에

여드름에 대한 기본 학술 정보를

모두 다 다룰 생각은 전혀 없다.

또한, 여드름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기에

여기 내가 "여드름이 무어다"라고 정의한다 한들

 그것이 학술적 가치가 있는 정의가 될 리도 없다. 하지만 적어도 왜 여드름을 짜야하는가를 이야기하려면 짜려는 여드름이 무엇인가를 대강이라도 정의해 놓는 것이

필수라는 생각이 든다.


앞에서 소개한 피부과의 교과서 of 교과서

 피츠패트릭(Fitzpatrick's Dermatology)에서도

'여드름이란 무엇이다'라고 정의 내리거나 

정확한 진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여드름을 한마디로, 명쾌하게 정의해낸

멋진 리뷰(review) 논문의 멋진 문장을 찾아

pubmed를 아무리 돌려봐도

만족할만한 정의는 찾을 수 없었다.


*리뷰 review 논문 : 한마디로 핵심 요약정리. 전 세계의 날고 긴다는 의사들 앞에서 어떤 주제에 대해 핵심 요약정리를 쓴다는 것 자체는, 그리고 그 글을 논문이 실어준다는 것 자체는, 이미 그 글을 쓴 저자들이 그 분야의 세계 최고 전문가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pubmed : 의학 정보계의 녹색창. 의사들이 어떤 주제의 의학 논문을 찾을 때 가장 대표적으로 이용하는 검색엔진이다. 즉 의사들에게 pubmed를 돌린다는 표현은 이 질환에 대해 찾아볼 만큼 다 찾아본다는 표현이다.


 하지만 찾아본 모든 리뷰 논문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보통 여드름(전문적 용어로

심상성 여드름, acne vulgaris) 

다른 피부 질환과 구별되는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바로 면포(코메돈, comedone)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면포와 그 형성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자세히 설명할 일이 있을 것이다.


내가 환자에게 '면포'가 뭔지 설명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여드름 짜면 나오는 노란 거 있잖아요

그게 면포예요."

면포가 없는 여드름은 있을 수 없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리 여드름과 비슷해 보여도 면포가 없다면 그것은 모낭염이나 다른 질환으로 진단해야지 여드름이 될 수는 없다.


앞글에서 여드름의 병인(병을 일으키는 원인, pathogenesis) 4가지를 외우는 것이 전문의 시험 '족보'였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우리 한 번 이 4가지를 대강 훑어 순식간에

피부과 전문의 수준의 지식을 획득해보자.


  여드름의 병인 4가지는

1. 모낭벽의 과각화증(모공 안쪽 표면에 각질들이 과도하게 생겨납니다) 

2. 피지 분비 증가 (모공은 과도한 각질로 막혀가는데 피지가 더 많이 나오는 참사.)

3. 여드름균의 증식 (P. acne라는 세균이 피지와 각질을 먹고 살판납니다.)

4. 염증반응 (곪습니다)이다.


이중 1,2,3 각질, 피지, 여드름균이 뭉쳐져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면포'이다.

그리고 4번 여드름의 병인인 '염증'조차도

그것이 가장 심하게 일어나는 상황은 바로 이 '면포'가 모낭벽을 터트리고

진피에 노출되었을 경우이다.

즉 여드름 병인의 1,2,3,4번 모두,

여드름의 시작이자 결과 대부분에

막대한 역할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면포이다.


여드름을 여드름 되게 하는 것,

여드름의 병인의 핵심이 면포라고 한다면,

내가 내 사심을 담뿍 담아 내려보는  

여드름의 정의는

'면포 때문에 생기는 그 무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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