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사위가 브런치앱에 좋은 글이 많다고 얘기해 줬다며 큰딸이 "엄마도 들어가서 좋은 글도 읽고 글도 써보세요"라고 얘기해 줘서 브런치 앱을 깔고 여러 작가님들의 글을 보며 감동, 감탄과 함께 '이리도 글 잘 쓰는 작가님들이 작가지 나처럼 끄적이다 마는 사람이 무슨 작가를 꿈꾸나' 하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가끔 들어가서 좋은 글이나 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큰딸이 엄마의 일상, 생각들을 브런치에 올려보라며 거창한 작가가 아닌, 가족들에게 엄마의 일상을 공유한다 생각하고 가볍게 써보라는 귄유에 브런치스토리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때부터 며칠 동안 작은 딸은 "연락 왔어?"라고 수시로 물어봐서 저는 당연히 안될 거라고 생각하고 "안 됐대"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큰딸이 "엄마, 실망하지 마요 여러 번 문을 두드려야 한대요."라고 위로해 줬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브런치작가가 되신 것을 축하합니다.'라는 메일이 왔습니다.
저는 그냥 광고성 메일인가 했지만 큰딸에게 보내봤습니다.
큰딸이 "엄마 축하해요!"라고 얘기해 줘서 "내가 정말 브런치 작가야?" 믿기지 않는 일이 생겼습니다.
중학교시절, 국어 담당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글 쓰는 시간을 많이 주셨고 그 가운데 제 글을 칭찬해 주신적이 있습니다.
그 칭찬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았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적 백일장에 데리고 나가 아이들이 글 쓰는 동안 기다리며 가을 백일장 분위기에 빠져 성인 백일장에 글을 냈다가 딸과 함께 상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글 쓰는 일은 이루어질 수 없는 로망으로 품고 살았는데 너무 기뻤습니다.
Chapter. 01 : 어느 날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마음에 큰 부담이 생겼습니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어 볼수록 더 용기가 안 났습니다.
체계적인 글쓰기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삶 중에 궂은일 좋은 일 등 이벤트가 있거나 하면 메모장에 끄적이는 게 전부였던 내가 작가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와~~~ 작가님!" 하며 무한 응원을 해주는 가족들의 응원도 부담이 되었습니다.
소녀시절의 감성도 남아있지 않고,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는 삶도 아닌 중년을 지나며 열정도 많이 사그라지고 의욕도 떨어져 있는 내가 작가?
큰 부담을 덜어놓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브런치 스토리에 감사합니다.
보잘것없는 중년 아줌마에게 소소한 삶의 재미를 가족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시고 멋진 작가님들의 좋을 글을 볼 수 있고 그 안에서 작은 소망을 꿈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