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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dia young Nov 01. 2024

코스모스

꽤나 쌀쌀해진 날씨에 올 가을이 끝나가고 있음이 너무 아쉬워 오늘은 마음먹고 집을 나섭니다.

집 근처에 있는 코스모스 꽃밭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가을을 알리는 코스모스가 예뻐 가을이 되면 늘 코스모스를 보자마자 사진을 찍어대곤 합니다. 올해도 촌집에 여름 끝자락 코스모스가  핀 것을 보고 "아~ 드디어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오려나보다!" 하며 코스모스 사진을 찍었더랬습니다.


어릴 적 강원도 산골 외할머니집에 가려면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려 한적한 마을입구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 들어가야 마을이 나왔습니다.

외할머니댁에 가는 설렘과 함께 긴 시간 버스여행에 지쳐 내리면 버스정류장에 하양 분홍 보라 자줏빛 코스모스가 바람 부는 대로 살랑살랑 흔들리며 반겨주었습니다.

또 집으로 돌아갈 때면 마지막에 배웅을 해주는 것도 코스모스였습니다.

그때부터 코스모스를 좋아했던 거 같습니다.


집 근처 코스모스 꽃밭에 도착해 보니 어느새 만개했던 코스모스가 조금 힘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조금 일찍 와볼걸 하는 아쉬운 마음으로 꽃밭 사이를 걷다 보니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하늘하늘 움직이는 코스모스와 함께 나도 둥실둥실 가벼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소녀의 순정이라는 꽃말처럼 수줍은 듯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코스모스.

나이 들어가며 조금 더 고집스러워지고 경직되어 가는 내 마음도 좀 더 유연해져아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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