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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dia young Aug 16. 2024

5도 2촌(4도 3촌)

3. 주말여행

쉬는 날도 집에서 가만히 쉬는 걸 싫어하는 남편은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도 주말엔 아이들을 데리고 어딘가로 짐을 싸서 캠핑, 민박 등을 하며 자주 여행을 다녔다.


길이 안 막히는 밤에 주로 많이 다녔는데 그런 우리를 보며 친정 엄마는 걱정 어린 맘에 "도깨비 같이 밤에 그렇게 다니냐?"라고 하셔서 우리 가족의 별명은 도깨비가족이었다.


이제 주말마다 자연 속에서 쉬고 싶을 땐 쉬고, 뭔가 만들고 싶을 땐 뚝딱뚝딱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우린 주말마다 여행하는 기분으로 떠난다.


잔금을 치르던 날, 줄자와 메모지를 챙긴 남편은 나에게 줄자의 끝을 잡게 하며 여기저기 재고, 적고를 반복하며 부산하게 다녔다.

난 그곳을 왜 재는지 상상도 안되는데 말이다.

그리고 일주일 뒤 집 마당엔 자재들이 배달되어 오기 시작했다.

주말여행이 당분간 공사여행이 될 듯했다.

담장과 대문을 우선 만들고, 봄이 되면서 본격적인 마당 꾸미기가 시작되었다.

파쇄석을 일부 걷어내고 흙을 더 추가하며 꽃밭과 텃밭 그리고 작은 잔디밭도 만들었다.

수선화, 튤립, 영산홍, 철쭉을 꽃밭에.

상추, 깻잎, 고추등 야채들을 텃밭에.

우리의 주말여행이 시작되었다.


우리의 작은 정원은 남편의 정성과 써칭의 결과로(정원 꾸미기 위한 소품 써칭) 매주 조금씩 아기자기한 남편취향에 따라 새로운 모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실 난 아기자기한 성격이 못 된다.

주말마다 새로운 소품으로 장식하고 감동의 리액션을 기대하며 "여보, 잠깐 나와봐요~" 하는 남편에게 난 "또 샀어요?" 하며 퉁명스러운 답이 먼저 나온다.

하지만 하고 싶은 거 하며 즐거워하고 늦은 밤 정원에 앉아 강물 흐르는 소리와 하늘의 별을 보며 힐링하는 남편 모습을 보면 나도 행복하다.


입실과 퇴실시간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우리의 주말여행.

금요일 퇴근하고 떠나는 4도 3촌의 삶.

앞으로 쭉 행복한 여행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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