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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새 Mar 22. 2024

달걀찜

스무 번째 끼니 - 4

다른 사람들에 비해 목표한 바를 쉽게 이루는 걸 요즘 유행하는 말로 '딸깍'이라고 부른다. 축구에서 89분 내내 수비를 하다가 마지막 1분에 버저비터를 넣는 걸 딸깍 축구, 불확실한 안타 10개보다 확실한 홈런 하나로 점수를 내는 딸깍 야구 등 쉽게 날로 먹는 현상의 접두어처럼 사용된다.


우리가 쉽게 먹고 마시는 요리에서도 '딸깍 요리'가 있다. 배달 요리, 레토르트 요리, 밀키트 등 재료 손질과 조리를 최소화하여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기도 한다. 소비자를 매료시키는 쉽고 맛있는 제품을 판매해야 하므로 건강식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쉽고 간편하고 맛있어야만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만, 그런 걸 삼시세끼 먹으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닌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건강하고 맛있는데 딸깍 만들 수 있는 요리는 없을까 하고 고민해 보니, 달걀 요리가 딱 떠올랐다. 사기 쉽고, 손질하기 편하고, 먹기에도 부담 없으니 쉽게 고를 수 있었다. 스크램블 에그, 달걀프라이, 달걀말이는 이미 다 했으니, 달걀찜을 해 먹었다. 달걀에 물을 풀고, 소금과 대파를 썰어, 랩을 씌운 채 전자레인지에 3분만 돌리면 된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뚝배기에 날치알 섞어서 계란찜을 해준 적이 있었는데, 아마도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자취하다 보면 모든 음식을 편하게 해 먹고 싶다는 유혹이 빠진다. 하지만 그 유혹에 굴복하다 보면 내 몸도 신경 써야 할 지도 모른다. 나 혼자서 신경 써야 할 게 많은데, 건강을 잃어서 내 몸까지 보살펴야 하면 얼마나 슬픈가. 달걀찜처럼 건강도 챙기고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많이 알아두어야지.


돈 없어도 건강식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날이 오길.


스무 번째 끼니 - 순두부찌개, 닭갈비, 달래무침, 달걀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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