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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침한 배추 Jun 19. 2021

내방 벽지가 온통 하얀색이면 좋겠어

강박으로 일상이 피곤하다 느낄 때

 내가 갖고 있는 강박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보고자 한다.

투렛증후군과 함께 거의 필수적으로 강박은 찾아온다. 몇 년째 지속되는 게 있는 반면 어떤 것들은

그때그때 생겼다가 없어지기도 한다.


나의 경우 강박들은 거의 어떠한 '키워드' 

연관되어 있는데 '키워드' 쉽게 말하자면 

그때그때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사물, 상황 혹은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가 된다. 중요한   '키워드' 들은 나를 매우 불안하고 불쾌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머릿속에  '키워드'들이 떠오를

 때마다  감정과 불안을 없애기 위해

 어떠한 '의식'같은 행위들을 강박적으로 하게 된다.


 '그럼 떠올리지 않으면 되는  아닌가?'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문법적으로 말이 되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키워드'들을 

떠올리는  아니라 '키워드'들에 의해 내가 

떠올림을 당한다고 표현하고 싶다. 정말 하루 

24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서는

  떠올려지는 불쾌한 단어들과의 싸움이다.



조금  구체적으로 

이것들이 나를 어떻게 괴롭히는지 설명해보자면

예를 들어 책을 읽던 도중 어떤 '키워드' 

떠올랐다면 이미  읽은 페이지이지만 다시 읽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떠올린 '키워드' 관련된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기 때문이다.  

 특정 색과 숫자 그리고 형태에  스스로가

 부여한 '키워드' 있는데, (이것도  말이 많은데 다음에 자세하게 해보고자 한다)  숫자나 형태가 보일 때마다 '빨리  불안과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했던  다시 !!' 하고  당시 하고 있던 행위들과 심지어 생각들까지 처음부터 다시 하게 된다.

그렇기에 무언가 연상이 될만한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  특히 방안에 가득한 벽지와 무늬는 

 신경을 항상 건드린다.  


어느  그냥  너무 피곤하게 느껴  -무런 생각이 들지 않게 방에 모든 것들을 치우고 온통 흰색으로 칠해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없으니 나에게 무언가 

연상시킬 거리가 없을 테니까.

'이래서 정신병원이 흰색인가 아무 잡생각  들게 하려고'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냥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 정신병원이 

그렇다는  아니다!)


상당히 피곤한 삶이다 ㅋㅋ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 어찌 되었건 나는 지금 이 상황에 적응하며 나름대로 잘 살고 있다.

나만의 '안전 단어' 만들어서 '키워드'  

떠오르기 직전에  단어를 먼저 말하면  '키워드' 딸린 부속 행위를 하지 않아도 된다 , 반복하는

 행위를  당시에 하고 있던 행위가 아니라

  가벼운 (눈을 깜빡인다던가, 숨을 크게 쉰다던가) 행위들로 대체해서 한다던가 등의 나름의 

규칙들을 만들어 가며 살고 있다.  

가끔은  스스로도 '이게 도대체  하는 건가'싶어 

실소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어떻게든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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