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나서 쓰는 글
정말 너무너무너무 화가 난다.
준공까지 몇 개의 공사를 남겨두고, 규모가 작기에 빠르면 일주일 늦으면 이주정도면 마무리될 공사가 12월 내내 진행이 안 됐다. 건축주는 제작하고자 했던 가구 제작은 진직에 포기했고, 우선 책상과 수납장을 구매해 넣었다.
연락이 안되던 시공사는 드디어 연락이 왔고, 현장을 가기 전에 사진을 요청해 (이것도 몇 번을 요청해서) 받았는데 울화가 치밀었다. 작은 공사(17평 1층 목구조)너무 느리게 공사해 스무 번을 넘게 내려가며 감리를, 지방에서 안된다는 걸 협의하고 될 수 있게, 계약한 금액 안에서 절대 안 된다는 건 수정해서 그렇게 했고만. 그럼에도 준공사진을 제대로 못 남기는 상황 -작은 공간에 안 어울리는 표준형 가구와 물건이 쌓이고 - 에 건축가에겐 남는 건 뭘까.
뭘 안 해야 하는 걸까? 지방의 적당한 공사만 하던 업체와 공사를 안 했어야 했나, 건축주와 어떤 관계라도 있는 업체와는 안 했어야 했나?
이 건물은 기존 업무공간 옆에 별동으로 증축하는 것인데, 옆 건물을 보면 진짜 더럽게 쓰신다. 건축주와 실사용자가 다른데 실사용자.. 실사용자, 토목아저씨들 진짜 공간에 대한 예의가 없으시다. 건물이 시간의 때가 타는 모습도 아름다울 수 있는데 그럴 틈도 없이 더럽게 쓰신다.
그래서 설계와 감리 이전에 건축주에게 굳이 이렇게 잘 지을 필요가 있을까요?라고 여러번 물었음에도 나름의 이루고자 하는 게 있으니 그럼에도 하겠다고 하셨다.
.생략.
오전 중에 받은 공사 사진을 보니, 또 틀려놨고 또 실랑이를 벌였는데 그래 그런데 나는 남는 게 있든 없든 관성처럼 끝까지 잘 지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