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잡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두부세모 Mar 15. 2024

야식과 카모메식당

20240314

신청해 놓은 세미나에 참석하지 못하고 야근을 했다.

아침 샌드위치, 점심 샐러드, 저녁 베이글과 바나나와 아보카도 따위를 먹었더니 야밤에 자꾸 치킨이 떠올랐다.

하지만 치킨은 맥주도 부르기에 참고 참아서

엄마의 달래장에 간단히 밥을 비벼 먹으려 했건만, 버섯도 굽고 후라이도 하고 또 김도 굽고 쌈도 꺼냈다.

넷플릭스에서 밥동지를 찾아 훑다가 카모메식당을 열었다.

거의 20여 년 만에 다시 보는 거라 ‘일본인이 핀란드에서 식당을 한다…; 정도만 기억하고 있었다.

내일 오후에 예매해 놓은 영화는 아무래도 못 갈 것 같아 취소했다.

이번에도 놓치는 걸까. 패스트라이브즈는 한번 더 보고싶은 데 그럴 수 있을까.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그 곳에 있었다. 영화에도, 영화를 본 뒤 건너던 홍제천 다리 위에도, 우리 위 밤하늘에도, 버스를 기다리던 정류장에도,가보지 못한 뉴욕에도, 지금 여기 서울에도. 날짜를 잘못 올린 포스트에 장난스럽게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살자구요.‘라고 댓글을 달고나서부터 희한하게 그 것은 줄곧 나를 관통했다.

카모메 주인공이 수영하는 수영장이 웅장하다.

찾아보니, 헬싱키의 명소 ‘이르욘카투’ (Yrjonkatu)로 1928년에 오픈했다고. 특이하게도 여자와 남자가 수영할 수 있는 요일이 분리되어 있다고 한다.

안 그래도 내년쯤 헬싱키를 가려고 했는 데!

최근에 본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다른 주인공에게 생일을 물었는 데 -삼백육십오 분의 1의 확률로- 나와 생일이 같았다.

주인공들은 도나쓰처럼 구멍이 있다.

헬싱키를 가기 전에 종로 YMCA부터 가도록 하고, 나머지는 내일 저녁 먹으며 이어서 보자.



출처, 씨네21
매거진의 이전글 꿋꿋과 허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