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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상 Jul 07. 2021

영화, 그리고 상경 (上京) - 1주차

출처 : pixabay


미국은 과거에 '아메리카 드림'이라면서 누구나 미국에서 시작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꿈을 품게 했고,

할리우드를 '꿈의 공장'이라고 부르면서, 영화 산업 종사자들의 야망을 품게 했었죠.

사람이 가진 능력적 한계를 넘어서도록 부추기는 꿈은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꿈에 무작정 뛰어들다가 실패하면, 다들 소중하게 여기는 시간, 돈이 허비되니까 말이죠.

그럼에도 지금도 누군가는 꿈을 위해 '무작정' 도전하곤 합니다.


저는 푸른 바다가 아름다운 거제에서 태어났습니다. 평생을 거제에서 살았습니다. 저는 저의 고향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좋아합니다. 누구에게나 거제를 설명할 때, 누구보다 기쁘게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는 지인들을 만나면, 거제는 촌이라서 별 볼 일 없어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네 맞습니다. 거제는 확실히 다른 대도시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촌이 맞습니다. 일단 지하철도 없고, 기차도 없으며, KFC를 포함한 프렌차이즈형 체인점도 많이 없으니 말이죠. 그래도 저는 누구보다 제 고향 거제를 사랑합니다.


거제를 떠나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을 때, 큰 기대감을 품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대학생 친구들, 원했던 영화를 배울 수 있는 환경, 수많은 문화, 예술, 사회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환경에서 나의 꿈을 모두 실현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저 나름대로 가진 '캠퍼스 라이프'에 대한 환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제가 연출한 영화는 폭삭 망해버리기 일쑤였고, 생활고에 시달리기도 하고, 술만 주야장천 마시다가 몸도 상해버렸습니다. 영화가 품어준 환상은 현실에서는 전혀 실현될 수 없는 뜬구름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군대에서 나의 진정한 목표, 꿈, 진로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했습니다. 매일 공부 연등을 하면서, 제가 영화를 계속해서 배우는 것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영화 산업에 뛰어들기로 마음먹기로 한 시점부터 카오스적 세계에 뛰어든 것이나 다름없기에, 저는 두려웠습니다.

이제 전역하고 사회에 나가면, 내 앞길을 위해 스스로 개척해나가야 할 텐데 무엇하나 제대로 준비된 것이 없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수첩을 들고 다니면서, 시나리오 소재를 틈틈이 쓰기 시작했고, 자격증 준비도 하게 되었습니다. 전역을 앞두고 있었을 때, 제가 활동할 수 있는 대외활동, 봉사활동에 대해서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온 사람들의 조언들도 새겨들었습니다.

약 2년간의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나는 영화 아니면 안 되는 사람" 이었습니다.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더 노력하고자 다짐하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군대에서 매월 40만 원 씩 모은 적금으로 서울에 상경하기로 하였습니다.

현재는 신촌에 자취방을 구하고, 생활을 시작한지 약 일주일이 흘렀습니다.

상경 중에 개인 영화도 찍고, 자격증, 토익, 대외활동 및 서포터즈를 준비하였습니다.

오랜 시간 고민했었고, 준비해왔지만, 새로운 경험은 항상 떨리기 마련입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무언가 배워가는 것이 있더라면, 이번 상경이 매우 가치 있을 것입니다.


이 기록을 통해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서울로 도전하는 청춘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거제 촌놈이 영화 찍으려고 상경하는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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