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 노래 한 번 들어봐봐
[Epilogue_]
건반 연주를 꽤 오랜 시간 해왔다. 마음 내키는 대로의 연주 날들을 보내다 문득 내 소리가 멋이 없게 느껴졌다. 전문 건반주자에게 티칭을 받기 시작했고, 나는 쓸모 없는 꾸밈음들과 습관성으로 짚어내는 왼손 패턴들, 나름의 겉멋들을 버려야 했다. 비우고 덜어내며 없애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큰 깨달음을 주었다.
수많은 코드자리를 연습한 후 내 것이 된 핵심 코드를 정확하고 깊게 한 번만 누르는 멋에 대한 것이었다. 다른 화려한 꾸밈음들은 필요하지 않았다. 정수가 담긴 깊이 있는 코드 소리 하나면 되었다.
이번에 글을 쓰면서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더욱 진정한 멋을 내기 위해 화려한 꾸밈음, 무용한 패턴을 버렸던 건반 훈련이 이제 나의 글에서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음악에서 경험한 감동과 공감, 기억과 이야기들은 비워내거나 덜어낼 수 없는 소중하고 반짝이는 내 것이기에, 나는 앞으로도 음악과 글을 삶 속에서 많이 담아내고 기록하려 한다.
앞으로 내 안에 담겨질 수많은 곡들을 나는 이미 사랑한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해주는 곡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기억을 추억으로 만들어준 소중한 사람들에게 Special Tha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