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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악치료사 이원지 Aug 21. 2024

제대로 내가 맘에 들 때까지

#기필코_베란다프로젝트

나 초조해 나 겁이나
참 막막해 잠 답답해
이제는 바닥이 나버린걸까
누가 나 대신 좀 해줬으면
딱 한살만 어려도 좀더 쉬울것만 같아
딱 하루만 더 있음 좀더 잘할것만 같아

그래도 내가 제일 잘 하는 일
그토록 내가 바랬던 나의 꿈 (내 삶의 이유)
이대로 그냥 멈출 순 없잖아
절대로 아무렇게나는 안돼
제대로 내가 맘에 들 때까지
기필코 나는 해내고 말테야

[기필코_베란다프로젝트]



운전을 시작하고부턴, 그전 시절들엔 어떤 방법들로 이 행복감을 가졌나 싶다. 물론 행복감을 온전히 내 것으로 경험하기 위해서는 공간 안에 홀로여야 하지만.

3년 전 인턴 시기는, 막히는 출퇴근길 안에 나 또한 끼여진 긴 시간 장거리 운전의 연속이었다. 그 나만의 공간 안에서 나는 얼마나 웃고 울었던가. 

이 노래는 점막에서 흐르는 눈물들을 연신 닦아내며 들을 수 밖에 없었다. 밝고 힘찬 무드의 곡에서 정반대의 반응이 야기된 것은, 부른 이의 목소리와 가사에서 느껴지는 결연함과 다짐이 나의 상황 속 그것과 일치했기 때문이었다.


1년 남짓했던 인턴 기간은 다양한 원인과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하게 힘들었다. 새로이 만나게 되는 관계의 폭이 매우 넓은 채로, 무언가를 다 잘해내야만 하는 강박에 시달렸다. 주변 동기들의 그 어떤 인턴지도 나보다 어려운 곳은 없어 보였고, 하루하루 새로이 주어지는 과제들 앞에 해결이 막막한 순간들을 보냈다. 돌이켜보면 언제나 그랬듯, 넘치게 힘들어하는 나를 하늘이 불쌍히 여겨 이러저러한 모양의 돕는 손길들이 있었건만, 또 언제나 그랬듯, 당시에는 어렵고 어려울 뿐이었다. 

그러나 내게 확실하게 잡혀져 있는 중심이 있었으니, 그것은 나와 음악치료 사이의 운명론에 대한 것이었다. 그럴 것 같았는데, 정말 그랬고, 그런 것 이상이었다.

 

그래도 내가 제일 잘 하는 일 
그토록 내가 바랬던 나의 꿈 (내 삶의 이유)                                              
절대로 아무렇게나는 안돼
제대로 내가 맘에 들 때까지 


가사 그대로, 음악치료는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자 그토록 바랬던 꿈이었으니 아무렇게나 하고 싶지 않았고, 마음에 들 때까지 붙들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돌이켜 보면 만남도, 관계도, 세션도, 음악도, 일도, 결국 난 열심히 하고 있었고, 열심하느라 어렵고 힘들고 고달팠다. 애정이 없으면 아픔도 없겠지. 열심의 연속이었던 고통의 날들이 지나고 내 앞엔 퍽이나 좋은 관계들과 그럴듯한 깨달음, 압축된 진한 경험과 의미있는 성장이 남았다.    


기필코 나는 해내고 말 테야.


결연한 다짐 뒤 기필코 해냈는지의 결과는 보여주지 않은 채 마무리되는 마지막 가사에 나는 현재형과 과거형으로 답하고 싶다. 


그래, 난. 정말. 해냈어.  



#노래 토의 가능한 몇 개의 질문들 (feat. 청소년, 청년, 일반 성인 등)


Q1) 내게 가장 깊이 와 닿은 가사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Q2)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다가 무너졌던 경험이 있는가 

Q3) 무너짐 뒤의 깨달음이 있었는가 

Q4) 내가 가장 잘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Q5) 내가 (그토록) 바래왔던 나의 꿈은 무엇인가 

Q6) 기필코 내가 해내고 싶은 일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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