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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악치료사 이원지 Oct 23. 2023

#L’Amour, Les Baguettes, Paris

스텔라장. 스텔라장. 스텔라장!

이번엔 스텔라장이다.

매번 누군가에게 스며들면 모든 곡을 훑다가 앨범 소개글, 인터뷰, 프로필까지 섭렵한다.

아이고야 곡 좋다, 기타 건반 다 다루네, 어머 이런 생을 살았구나 하다가 곡 소개에서 그 혹은 그녀의 어여쁜 문체를 발견해버리면.. 걷잡을 수 없는 사랑에 빠지는거다.

몇년전부터 관심은 두었으나 어제부로 제대로 시작된 n번째 사랑, 이번엔 스텔라장이다.


스텔라장의 앨범 소개글. 아니 저기.. 음. 내가 당신의 문체에 반한것은, 아마도 나의 문체와 거진 유사하기 때문이리라..라고 말해도 되려나. 신기할만큼, 어디서 많이 본듯한 문장들.

'나는 2층에 산다.' 로 시작하는 무심하고 짧은 문장, 그리고 뒤에 이어지는 몇개의 문장들은 내가 사랑할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졌다. 글을 읽어내려감과 동시에 그 장면이 그려지는 글. 뇌리를 스치는 곡조를 행여나 놓칠새라 집으로 총총총 빨리 뛰어들어가 피아노든 기타든 붙잡고 흥얼거리는 그녀의 모습이 꽤나 선명히 그려진다.

본인의 곡을 의인화한것 또한 매력적. "험한 세상에서 각자의 길을 알아서 잘 개척해나가길 조용히 기도하는 수밖에." 그리고 청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따스한 마음을 뭉근히 전한채 앨범 소개 마무리.


다른 앨범에서는 이런 소개글을 써놓았는데, 꽤 오랜 시간을 그 문장이 나의 뇌리에 갇혀 있었다.

"꿈을 업으로 삼을 수 있음에 항상 감사합니다."

꿈을 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항시 모험을 수반할밖에 없을 터. 쉽지 않은 길이겠으나, 그렇기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지. 어느정도는 내가 가고픈 길이기에, 응원하고 또 응원한다.

몇달 전, 내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피식쇼에 스텔라장이 등장했다. 그때만해도 스텔라장의 노래 몇곡만 알고, 그녀의 문장이나 생김새 등을 잘 알고있지 못했는데. 20분간의 영상을 통해 나는 그녀를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스텔라장은 야무지고 잘 웃으며,  본인의 의견을 예쁘게 말할 줄 아는 뮤지션이었다. 사람과 사람이 대화를 나눌 때는 많은 의견들이 오고가는데, 아무리 코미디 기반의 쇼라지만, 그 사람의 인격이 가려지지는 않는 터. 스텔라장은 자신의 생각을 기분좋게, 무겁지 않게, 그러나 가볍지도 않게 피력할 수 있는 단단한 사람이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많은 경우 '을'의 입장에 서 버리곤 하고, 그사람의 마음에 무언가를 남기지 않기 위해 나의 생각을 입밖으로 꺼내지 않으면서 암묵적 동의를 하곤 한다. 그러한 자세들을 수정하고자 노력 중이긴 하지만 쉽지 않은데, 그녀는 내가 갖고 싶어하는 대화의 패턴을 꼭히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결론은, 바라보는 내내 나도 기분 좋았다구. :)



다시 노래로.

나는 이 세상 모든 언어들 중 가장 섹시한 언어를 프랑스어라고 명하고픈데, 특별히 불어를 아주 어여쁘게 말하는 여성들이 있다. 남성들보단 여성들에게서 들리는 특유의 그 새는 발음이 왜그리 우아하고 엘레강스한것인지. 스텔라장은 내가 추구하는 그 발음과 새는 소리를 잘 구현해내며 이 노래를 불러준다.

물론. 당연히. 거진 92.9프로정도 알아들을 수 없으나 듣는 순간 곡에 흐르는 분위기를 타고 청자는 파리 앞으로 이동해버린다.


C'est drôle, je ne sais pourquoi

참 재밌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Ca me fait toujours penser à toi

항상 네 생각이 나네

Pour plein d'aut' gens, c'est la magie

다른 많은 사람들에겐 마법이고

L'amour, les baguettes, Paris.

사랑이고 바게트겠지, 파리

Toujours au même endroit

항상 같은 자리에서

Comme si c'était hier, j'te vois

마치 어제인 것처럼 네가 보여 


Eux voient les lumières, les paillettes

그들은 불빛과 반짝임을 보고

La tour eiffel, la Seine, les fêtes

에펠탑, 센 강, 축제들을 보지만

Mais moi quand j'arrive sur cette rue

나는 이 거리에 도착하면

j'pense à toi qui ne réponds plus

대답 없는 너를 떠올리게 돼

Même si je ne te revois pas

널 다시 볼 수 없더라도

Tu seras toujours une partie de moi

넌 항상 나의 일부일 거야


Mais moi quand j'arrive sur cette rue

나는 이 거리에 도착하면

j'pense à toi qui ne réponds plus

대답 없는 너를 떠올리게 돼

Pour moi ce n'est pas juste une ville

내겐 그저 한 도시가 아니야

C'est l'histoire de nos passions juvéniles

우리 젊은 날의 열정의 기록이야


다른 사람에게 파리는 사랑이고 바게트이며, 불빛과 반짝임, 에펠탑, 센강, 축제이겠지만, 그녀에겐 그저 한 도시가 아니고, 한 거리가 아니며, 젊은 날의 기록이며 대답없는 그인 것. 이런 로맨틱한 가사는 그냥 나올리가 없지. :) 사랑을 지나 아픔을 지나 짙은 가사로 다시 태어나는 그런.


가을과 딱 맞는, 지금의 색채와 매우 그럴듯하게 어울리는 엘레강스하고 쓸쓸하고 라모르라모르한 곡.

L’Amour, Les Baguettes, Paris 매우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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