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26

단팥빵 껍데기

by 계영배





단팥빵 껍데기









고요한 토요일 아침

적막을 깨고





웬만해선 뭐 하자고 안 하는 남편이

강아지랑 산책을 좀 가란다





내 인비저블 레이저를 느낀 그

분위기를 감지하고





"가위바위보로 결정하자."

제안을 급수정하는데





"강아지는 저들이 좋아

사놓고





뒤치다꺼리는

내가 다해!"





밤새 강아지 뒤치다꺼리에

늦게 잔 나는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짜증이 울컥 성질이 욱





심상치 않은 분위기

남편은

아들





갑자기 앞에 뵈는

홍삼진액을 권보고





"나 홍삼 안 좋아하는데"

우리 아들





두 번은 못 권할

단호박 사춘기





"에이씨!

내가 다신 너희한테

뭐 하자고 하나 봐라!"





급돌변한

반백살 남편





"나 추석에 너희 집도 안 갈 거야!"





거기서 우리 집이 왜 나와?





주말 아침

잠도 안 깬 마당에

이게 뭔 상황인지





맥락 없는

급전개에

어안이 벙벙하고





어리둥절하다 떠오른

아하 모먼트





'아, 우리랑 놀고 싶은 거구나....

말을 하지... '





뭐든 로운 시도엔





주변인은

놀래는 법





그러나

"처가에 안 가겠다."는

반백살의





유아급 발언은

여전히 쉽지 않은데





갑자기 떠오른

어느 날 오후





"에 팥은 좋은데

겉에 빵은 맛이 없어."





나의 혼잣말에





"그럼 팥만 먹어

껍질은 내가 먹을게."





무심하게 던지고 가던 그





저 싫다고 "단팥빵 팥만 먹는다"는 저나

화난다고 급 "처가에 안 간다."는 남편이나





둘이 똑같으니 살지

다르면 못 사는





언제는

남들과 달라

좋다고 해놓곤





이제와 남들과 다르다고 씹어대는 나는





욕해 뭐해

제얼굴에 침 뱉기지





유유상종

동병상련





똑같으니 살지

말해 뭐해





초록은 동색

가재는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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