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게 야근을 할 때는
야근 자체에 불만이었는데
지금은 모두가 야근을 안 하는 분위기 속에 있으니
그땐 야근을 하긴 해도
야근을 할 거니까
시간 여유가 있으니까
조금 더 마음 편하게
여유롭게 일했던 거라는 생각이 든다.
반대로 지금은
야근은 안 하지만
하루가 너무 지치고 힘들다.
집에 오면 녹초가 되어버리는 일상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면역력이 떨어져 아팠던 것도
일에 대한 스트레스로 그런 것 같았는데
지금은 다행히 아프진 않지만
하루를 시간단위로 쪼개서 이일하다 저 일하다
전화받고 이거 메일 보내주고 저거 확인하고
아주 곤욕이다.
마지막 평면계획이 좀 괜찮았으면
이렇게 지치진 않았을까
평면이 뒤집어지고
그간 해온 열의가 식어 지침으로 바뀌는 것 같았다.
야근을 해도 같았으려나...
야근하면서 조금은 여유 있게
조금은 다른 생각도 하면서
조금 더 고민했으면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을까
글쎄...
초점이 달라 헛일하느라 시간만 보냈을까
그래도 사례분석을 더 하고
호텔의 평면구성도 좀 찾아보고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스스로 찾아나가
아쉬움이 덜하지 않았을까
야근 없이 이 일을 잘할 순 없는 걸까
시간을 들여 고민을 할수록 더 좋은 계획안이 나오긴 한다..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시간을 얼마나 더 들여야만
만족스러운 퀄리티의 결과물이 나오는 것인가에서
차이가 생기는 것 같다.
잘하는 사람은 시간을 조금 들여도 퀄리티가 좋고
못하는 사람은 시간을 조금 더 많이 들여야 같은 퀄리티가 나올 수 있겠지
그런 의미에서 야근을 더 하기 싫은 것 같다.
나는 못하는 사람이고 싶지 않으니까
시간을 조금만 들여서도 좋은 퀄리티를 내는
잘하는 사람이고 싶으니까
근데 잘하는 사람이 시간을 더 들인다면?
그럼 더 더 좋은 퀄리티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겠지
일을 좋아하면서도
야근하면서까지 일하고 싶진 않다
점심시간을 희생하면서까지 일하고 싶진 않다.
야근은 안 하는 게 맞다.
못하는 사람이라 시간을 더 들여야 한다면
일정을 미뤄야지
더 오래 걸린다고 얘기해야지
좀 걸릴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얘기해야지
그래 그런 고오오급 주거의 평면은 처음이었으니까
조사를 할 시간조차 부족했었으니까
더 시간이 필요한 게 맞았다.
그리고 어느 정도를 원하는 건지도 몰랐던 거였으니까
어느 정도로만 적당히 구성하고
결국 인테리어팀이 붙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자책하지말자
야근없이 이정도 한것만해도
다른일들이 치고 들어오는 와중에
잘 해낸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