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나쁠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오늘 있었던 일이다.
간만에 출근하니 쌓아둔 일들을
처리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오늘 중으로 보내주기로 한 것이 있었는데
토목도면에 건축사 날인을 해서 보내달라는 요청
찍어달라고 쉽게 찍어주면 그게 건축사인가
검토의견서, 토목계산서 확인하고
도면 무엇이 바뀌었는지 변경 전후 비교하고
사실 봐도 잘 모르지만
토목기술사의 날인까지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건축사 도장을 날인한다.
아니
날인해 달라고
막내한테 요청한다.
이것저것 확인하느라
토목이 날인을 늦게 줬다!
오늘까지 보내주기로 했었는데!
(원래 지난주부터 요청했는데 계속 미뤘던 것...)
시간을 보니 퇴근 10분 전
하 그냥 내가 할까 싶은 맘이 잠깐 들었지만
오늘 하루종일 바빴는데
아직도 할게 쌓였는데
이 정도는 사원이 해줄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리고 도면 단 두장인데
10분 안에 하고 퇴근하면 될일
시간을 확인하는 것 같았지만
모른척하고 맡겼는데
퇴근시간 3분 늦은 시간에 다됐다고 한걸 보니
스케일도 안 맞게 엉망... 후 열받....
빨리 집에 갈 생각에 엉망으로 해버리는 건가
다시 하라고 시켰다.
고작 몇 분 늦게 가는 거 가지고
일을 이따위로 하다니
나쁜 말은 못 하지만
다시 시킨 걸로 되었다.
우리 팀은
1년 내내 야근한 일이 없다.
내가 야근하기 싫기 때문에
근데 일을 엉망으로 해보이는 건 더 싫다.
이게 계속 칼퇴를 보장해 주니까
이게 당연하고 권리라 여기는 것 같다.
눈치야근을 하길 바라는 건 아니지만
급한 일이 있으면 단 몇 분은
희생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우리 팀을 위해서
내가 하는 일을 위해서
일이 어떻게 되든 말든 상관없이
나는 퇴근을 해야겠다는 태도가
정 떨어지게 만든다.
퇴근한 지금까지도
이 일이 생각이 나서
이런 글을 쓰는 걸 보니
나라도 퇴근 10분 전에 일 시키면
싫었겠지 싶은 거다
그러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 주길 바라는 마음 반
팀장과 팀원의 간극은
이렇게 벌어질 수밖에 없는 건가
묵묵히 일하는 팀원조차도
속으로는 일을 이렇게 하는
나에게 불만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해한다면 고마운 일이고
불만을 품는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어렵고 울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