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의 집합체
대안을 만들고
모두들 본인이 만든 것이, 생각한 것이
은연중 채택되길 기대한다.
좋게 거론된 것들이
정말 좋은 건지 의심스럽다
한편으로는
채택행위를 하는 저 사람의 안목조차도
저 사람은 무슨 권한으로 선택을 하는 거지
책임질 사람도 아닌데
큰 회사의 문제점은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관계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각자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다른 걸 주장한다.
이래야 하는 거 아냐?
저래야 하는 거 아냐?
이것저것 다 만족시키려 하다 보니
계획안은 점점 나아지는 것일지 몰라도
막상 실무자는 지쳐간다.
이제는 어느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정체 모를 것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고는 나 몰라라 한다.
득달같이 한 마디씩 오지랖 얹던 사람들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어느새 책임을 서로에게 미룬다.
그러다 보면 결국 하찮은
실무자가 책임자로서 죄인이 되는 것이다.
예전에도 그런 걸 느꼈었는데
다시 한번 또 느끼게 되었다.
윗사람이 시키는 대로
하던 일도 내팽개치고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보자고 해서
머리 싸매면서 스트레스받고 있었는데
갑자기 호출한 더 윗사람은
아직도 예전 계획안을 생각하고 있다.
뭐지 이건 지금 뻘짓인 건가
나 왜 머리 싸매고 있지?
이토록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하고 있는건 뭐인거지?
한 회사에서 투트랙으로 보고를 하는 시스템인건데
이게 무슨 혼란의 상황....
더 윗사람이 관여할 거면
한 단계 윗사람은 좀 빠져주는 게
낫지 않나
그리고 웃기게도 책임자는 나네?
내가 보고를 해야 되는데
나도 납득이 안 가는 계획안을
그럴싸한 말로 포장해서 제안해야 하는 꼴이
새삼 웃긴 것 같다.
철판을 깔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원래 이렇다는 듯이 설명을 해야겠지
덤덤하게 무심하게
이렇게 한 번 더 내려놓게 된다.
누구와 누구와의 친밀한 관계
같은 직급 안에서도 연차의 차이, 실력의 차이
피하고 싶은 사람과 같이하고 싶은 사람
윗사람의 한마디, 더 윗사람의 한마디
위로 갈수록 더 넘겨들을 수 없는 말들...
어쩌면 자존심 싸움이기도 하고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것들...
그 속에서 갈려지는
실무자들... 그들도 바보는 아니다.
다 눈칫밥으로 알지만
말하지 않는 것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