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과 두려움 그리고 갑갑함
디자인 좀 한다는 사람들
아니 디자인과 더불어 툴을 잘 다루는 사람들이 모였다.
어쩌다 보니 나도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야기를 들어볼수록
나는 왜 여기 껴있는 거지...
목표할 뭔가를 말하라 해서
쥐어짜 내어 말하긴 했는데
사실 자신이 없는데
목표로 하겠다고 말해도 되는 건가
레빗만 겨우 걸음마 느낌으로 하는 중인데
이런 거 저런 거 하면 더 좋겠다 정도의 마음이었는데
그런 거 해보겠다
우리가 이뤄내 보겠다라고 들은 것만 같아
막막하다
라이노며 그래스호퍼...
루미온과 프리미어...
나는 스케치업 밖에 할 줄 모르는데
막상 내가 만들어 내야 하는 건 아니니까
일단 시작하면 어떻게든 되려나...?
나조차 할 줄 모르면서 팀원들에게 하게 하는 게 맞나...
나도 할 수 있어야 팀원들을 알려주면서 할 수 있을 텐데
그래야 뭔가가 만들어질 수 있을 텐데
하나의 시련이 끝나니 또 하나의 시련이 찾아온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손을 뜯는 버릇이 있다.
하도 뜯어서 양손 엄지가 딱지로 덮여있다.
휴...
그래,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지
내가 할 수 있는 태도는 그것뿐이다.
긍정적인 면을 생각해야지
지원도 충분히 해주겠다고 했고
내가 할 줄 모르는 것뿐이지
팀원들도 능력을 보이지 않고 있을 뿐일 수도 있다.
이렇게 조율하는 게
나의 역할인 건가
나는 이제 점차 직접 만들어 내는 사람이기보다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잘하는 게 주요할지도 모른다.
가이드를 잡아주고
필요한 지원과 시간을 확보해 주고
그래도 내가 어느 정도는
할 줄도 알아야겠지
모든 걸 팀원에게 부담시키며 할 순 없는 거겠지
올 한 해도 이런 것들을 하면서
금방 지나갈 것만 같다.
회사생활 외의 나만의 것을
하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게 아쉬웠는데
회사에서 뭔가를 하게끔 시키는 것 같다.
다음 주는 실무연구회에 참석해야 한다.
시험도 본다는데
실무를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답답함에 신청한 것이
역시나 알아서 떠먹여 주질 않는다.
계속해서 공부해야겠지
공부를 해야 한다는 부담을 주는 장치가 생겼다.
그다음 주는 BIM시험도 봐야 한다.
주말에 회사에 나가 연습을 해봐야 할 것 같다.
하나하나 산을 넘어가고 있는 기분이 든다.
3월부터 계속 그래왔다.
그래도 그동안 어찌어찌 잘 넘어가고 있다.
언젠가 끝이 있을까
아니면 그냥 계속해서 산을 넘으면서
점점 산을 넘는 게 보다 수월해지는 것뿐이려나
PT를 하도 많이 하다 보니
이젠 좀 익숙해진 것 같다가도
역시나 긴장하고 있는 게 느껴지는
나의 모습에 실망스럽다
이런 나인데 어떡해!!
이것도 더더 하다 보면...
긴장을 안 할 순 없겠지
대신 긴장을 안 한 척할 순 있지 않을까
불안함을 드러내지 않으면
무던히 잘해나가고 있는 줄 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에게 관심이 없으니까
지나간 일은 그만 생각하자
다음 산을 넘을 준비를 해야지
우선 오늘의 산을 넘은 회포를 풀고
너무 마음 쓰지 않으며
잊어버리고 다음을 정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