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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호 Mar 18. 2024

민아와 ㅂㅂ의 공동일기 3

권력구조의 변화

우리 집 권력구조(Hierarchy)- 나의 보스는 우리 와이프. 우리 와이프의 보스는 우리 딸. 우리 딸의 보스는 딸 강아지 ㅂㅂ. ㅂㅂ의 보스는 바로 나!

아들은 그냥 옵서버(혹은 프리랜서...ㅎㅎ)


우리 가족은 이렇게 서로서로 물리는 권력구조, 완벽한 힘의 균형을 이루는 체제를 구축했다.


민주주의의 권력구조가 입법, 사법, 행정으로 나뉜 정적인(static) 삼각 균형의 형태라면 우리 집 권력구조는 식구의 숫자에 상관없이 끝없이 물고 물리는 동적인(dynamic), 따라서 매우 탄력적인 균형의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완벽한 권력의 균형 덕분에 우리 가정의 평화는 오랜 기간 유지되어 왔는데 어느 날, 그러니까 민아가 태어나면서 그 균형이 깨어버렸다.


어떤(?) 연유로 민아는 태어 나는  우리 딸의 보스가 되어 버렸고(더군다나 누구도 이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이 없었다), ㅂㅂ는 창졸지 보스의 자리를 잃어버린 아주 애매한 상황에 처하 것이다.  

다만, 민아와 ㅂㅂ의 관계는 아직 정립이 되지 않은 상태여서 추후 둘 간의 관계에 따라 권력 구조가 재정립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침울해진 ㅂㅂ가 자기 침대에 누워 무언가 고민하고 있다>

일단 ㅂㅂ에겐 충격이었다. 민아의 등장으로 변해 버린 자신의 처지를 알아차린 ㅂㅂ는 몹시 낙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러나 우리 집 베테랑 강아지답게 금방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장기인 애교 부리기 장난을 열심히 하고 있다. 식구들이 그런 자신을  보며 웃고 사랑하리란 것을 경험을 통해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도 문득문득 화가 치미는지 보란 듯 집안 이곳저곳에 실례를 해 놓기도 한다.(단, 독자들을 위하여 역겨운 비주얼은 생략함)


한마디로 ㅂㅂ는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구사하는 수준 높은 전술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민아는 생존을 위해 몹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끊임없이 팔다리 운동도 열심히 하고 젖 먹던 힘을 다해 식사도 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났다 잠들었다... 그리고 아주 예쁜 미소도 짓고 인어 공주 패션쇼도 하고...

그리고 "천문학" 공부도 한다.

<천체를 너무 열심히 관찰했는지 곤한 잠에 빠졌습니다 >

어디서 배웠는지 태권도 연습도 한다.

<태권도의 기본: 정권 지르기>

그리고 엄아빠 따라 그리고 ㅂㅂ도 함께 생애 첫 번째 외출도 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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