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노동을 왜 하는가

뇌수술

오토바이 배달을 하다 빗길에 미끄러져서 뇌출혈이 있어 뇌 수술을 하시고 더 이상 아주대병원에서는 치료할 게 없어 우리 병원으로 오신 한 아저씨가 계셨다.

뇌 수술을 하시고 오셨고 밤마다 침대에서 내려오려 하며 큰소리 집 가야 한다고 소리치며 욕을 하셨다.

뇌출혈의 경우 예후가 모두가 다르다. 

재활에 5년 이상이 걸리신 분도 계시고 1년에 재활에 성공한 분도 계신다 

모든 환자가 예후가 다르다 하지만 이 아저씨의 경우 회복이 엄청 빨랐다. 운이 좋은 건지

운동감각이 먼저 돌아오기 시작하였고 이후에는 언어 능력이 돌아오기 시작하였다

언어능력으로는 브로카 영역의 손상이 있었는지 말은 하지만 글씨로 본인 이름을 적으라고 하면 갂갂갂 이렇게 적게 된다. 그래도 이 정도 속도로 예후가 좋은 경우는 처음 봤다 온 지 2달 만에 모든 운동신경이 돌아왔으며 

언어능력만 돌아오면 되는 단계였다. 

이후 처음 말을 하는데 죽을 고비를 느끼고 그의 첫마디는

" 저 돈 없어요 저 일 해야 해요 저 청소도 잘해요 일 시켜주세요" 본인은 죽다 살아났는데 첫마디가 돈 없어요... 일해야 해요... 

그리고 그다음 주에는 본인이 일자리를 찾으려고 미화원분들의 청소도구에 손을 댔다가 미화원분에게 청소도구 만지 말라고 혼도 나지만 소일거리를 찾아 나섰다. 식당일이며 무슨 일이든 힘쓰는 일이면 모두 와서 하려는 아저씨에게 이렇게 해도 돈을 벌 수 없음을 설명하였는데도 자신이 좋아서 하는 거라며 소일거리를 도왔다. 

이후 병원 사회복지사와 함께 앞으로 방안을 생각했고 현재 상태를 보았을 때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여 관련 서류를 제출하였고 통과되었다. 이후 아저씨에게 지금 일 안 해도 된다고 설명하니 너무 좋아하시는 모습이었다. 예후가 너무 좋아 우리 병동에서 재활병동으로 옮겨가게 되었고 간간히 우리에게 인사하러 올라오시는 아저씨였다.

자신은 크게 다쳤는데 건강 보다 돈을 먼저 생각하는 아저씨.

우리는 한번 살아가지만 행복하기 위해 노동을 한다고 생각하는 내 생각을 아저씨에게 전해주고 싶었지만 전해주지 못하였다. 그래도 게으름보다 성실한 아저씨가 생각난다.

우리는 죽는다면 남는 것은 행복에 대한 기억이다 살아있는 한 행복하려고 노력해야지


작가의 이전글 천포창 할머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