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비 Aug 11. 2022

데이터 분석으로 작은 성과 만들기

작지만 소중해..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해 보면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데이터 분석을 통한 서비스 개선이었다. 데이터라니 안 그래도 약한 숫자들과의 전쟁이다. 익숙하지 않은 데이터를 어떻게 잘 다뤄야 할지 걱정이 앞섰다.

현재 내가 운영하고 있는 프로덕트는 이전엔 데이터랄게 없었다 오로지 VOC에 의지해 서비스를 개선해 나갔던 것이다. VOC 또한 서비스를 개선하기에 충분한 또 다른 데이터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각 퍼널마다 고객의 이탈률, 클릭률 같은 데이터를 확보하기엔 부족했었다. 퍼널마다 고객의 행동을 알기 위해 우리는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툴을 만들었고, 매주 주간 회의를 통해 고객의 행동을 분석했고 가장 먼저 고객 이탈률을 막기 위한 퍼널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우선 개선을 진행하고자 하는 프로덕트를 설명하자면, 음식점이나 단순노무, 사무보조 등 급하게 사람을 구하거나 필요할 때만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서비스로 사장님이 공고를 등록하면 지원자들이 공고를 보고 지원을 한다. 보통 지원한 알바를 사장님들이 직접 확인하고 연락을 하지만 우리는 지원자를 직접 확인한 후 평점, 동일 업종 경력, 스킬 등을 고려해 매니저가 배정을 진행한다. 배정이 완료되면 지원자는 근무지로 이동해 근무를 진행하고 근무가 끝나면 사장님이 별점을 남길 수 있다 별점을 남긴 후 입금 승인을 하면 근무자에게 자동으로 급여가 이체되는 시스템이다. 여기서 이탈률을 막아야 했던 사용자는 사장님이다.

사장님은 공고를 등록하기 위해 처음 마주하는 화면은 '언제' 즉 날짜를 선택하는 화면이다.

데이터 분석 결과 '언제' → '기간'으로 넘어가는 화면이 가장 많은 이탈률이 발생하는 지점이다. 왜? 첫 화면부터 이탈률이 발생할까? 고민했고 나는 '언제' 화면에서 무엇이 사용자를 이탈하게 만드는지 하나씩 클릭을 해보았다.



첫째, 우측 상단에 있는 고객센터?

공고 등록 과정마다 있는 우측 상단에 위치한 고객센터 버튼이 있으므로 다음 퍼널로 넘어가는 사용자를 방해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고객센터는 앱에 문제가 있거나 또는 어떤 행동을 하는 과정에서 막혔을 경우에 고객센터를 찾을 거라고 생각했다. '언제' → '기간'에서는 사용자가 막힐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한 UI 또는 UX가 아니다 클릭 한 번만 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때문에 큰 허들은 아닐 것이다.


둘째, 하단에 위치한 이용 가이드?

이용 가이드라 하면 서비스를 설명해주고 간략하게 서비스 이용방법을 안내하는 페이지다. 이용 가이드 때문에 이탈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지만 아까와 마찬가지로 어려운 UX가 아니기 때문에 이용 가이드에 문제라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왜 이탈이 발생하는지.. 2~3일 정도 고민을 했던 것 같다. 데이터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조금 부족한 정보로 열심히 머리를 굴려보다가 답과 가까운 데이터를 찾았는데 바로 클릭률 데이터였다. ‘언제’ 화면에서 사용자들이 고객센터, 이용 가이드 등 클릭했던 클릭률!! 그중 이용 가이드 클릭률이 가장 높았고, 이탈하는 사용자수와 이용 가이드를 클릭한 사용자 수와 비슷한 수치가 나타났다. 나는 이용 가이드 콘텐츠를 확인했고 사용자가 이탈하는 이유는 이용 가이드 내에 나와있는 ‘수수료’가 이탈에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비슷한 타 서비스는 공고 등록이 무료다. 무료인 만큼 지원자도 직접 선별해야 하고 입금도 사장님이 직접 해야 한다 모든 걸 다 본인이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우리 서비스는 등록 한 번이면 모든 걸 다 해준다. 배정부터 출근관리, 입금까지 추가로 배정된 지원자가 결근을 하면 결근 보상금까지 챙겨주는 서비스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인데… 왜 수수료를 내야 하는지 정작 우리의 강점은 보여주지도 않고 있었고 사장님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수수료를 더 싸게 이용하는 방법만 앞세워 설명을 하고 있었고, 설득되지 않은 사장님이 이탈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개선 전 이용 가이드
개선 후 이용안내


데이터 분석?을 처음 해본 후 화면 개선 기획을 진행했다. 가장 빠르게 테스트해볼 수 있는 2가지 방법을 제시했는데, 첫 번째는 이용 가이드를 더보기 화면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어려운 UX가 아닐뿐더러 이탈을 발생시키는 버튼이기에 더보기 화면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용 가이드’ 워딩을 사용하고 있지만 가이드보단 안내에 가까웠고 워딩도 ‘이용안내’로 수정했다. 추가로 서비스의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타브랜드와의 차이를 보여줄 수 있는 정보를 추가하고 설명마다 이미지를 추가해 사용자가 더 쉽게 습득할 수 있도록 UI를 개선했다.

두 번째로는 이용 가이드 위치는 변경하지 않고 내부 콘텐츠만 변경하는 방법이었다. 마찬가지로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정보를 추가할 계획이었다.

나는 첫 번째 기획을 PO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했고, 이용안내 항목은 예약 과정에 위치해 있는 것보다 더보기 부분에 있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더보기는 말 그대로 메인 기능 외에 다른 정보를 모아두는 곳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이용안내가 더보기에 있는 것이 어색하지 않았다. 그리고 예약 과정에서는 사용자가 예약에만 집중시키는 것이 이탈률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PO를 설득했고 와이어프레임을 작업해 주간회의를 통해 시안을 보여드렸고, 1주 만에 화면을 수정해 배포하였다.



결과는?

고객센터, 이용안내 더보기로 이동


기존에 ‘언제’→’ 기간’ 이탈률이 17% 였다. 개선 후 12% 까지 떨어지며 아주 작지만 나름 성과를 얻게 되었다. 정말 이탈에 원인이 이용 가이드 수수료 때문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5%나 이탈률을 감소시켰다는 게 정말 뿌듯했다 작지만 소중한 결과물..

지금까지 내가 했던 데이터 분석, 기획 방식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더 체계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사용자들을 공감해야 하고 더 많은 가설과 기획을 했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렇게 하나씩 직접 해보면서 느껴보니 분석, 기획, 디자인 뭐하나 쉬운 게 없다. 어쨌든 결과가 좋게 나왔으니 그것만으로 만족한다.




다음은 결제 관련 이탈율을 개선하기 위한 기획을 설명해볼까한다. 이 또한 이탈율이 발생하는 지점인데 다음 기획도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 끝!

작가의 이전글 친해지기 어려운 기획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