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관리의 목적 이해하기
성과 중심의 조직운영 방식이 대두되면서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은 BSC 기반의 KPI, MBO등 전통적 방법론부터 최근 구글의 성과관리 방법론으로 알려진 OKR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성과관리제도를 도입 및 운영하고 있다. 연공 등 속인적 요소를 기반으로 한 경영방식에서 벗어나 성과주의로의 전환은 외부환경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며, 하나의 거대한 메가 트렌드가 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성과관리제도를 도입한 많은 기업의 관리자는 ‘성과관리제도를 도입했으나 기대만큼 성과가 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성과관리제도 자체가 잘못된 것인가?
그에 대한 대답은 ‘No’다. 제도와 운영은 별개의 이야기다. 위와 같은 불평을 이야기하는 회사를 들여다보면 형식적으로 성과관리‘제도’를 도입하였으나 그 제도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목적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당신이 성과관리제도를 의심하고 있다면 지금부터 성과관리의 진정한 목적을 살펴보고 우리회사는 진정한 의미의 성과관리를 운영하고 있는지 고민해보자.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공통적인 제 1의 존재목적이 있다.
그것은 바로 생존이다.
문명이 자리잡기 전 인류는 생존을 위해서 사냥과 채집 생활을 영위했다. 그리고 현재, 우리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서 일을 하고, 또 돈을 번다. 조직 또한 이러한 인간과 다르지 않다. 조직이 가지는 제 1의 존재목적 또한 생존이다. 단기적으로 한 해 동안 수익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이 행하는 모든 행위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생존으로 귀결되며, 기업이기 때문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부차적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 성과관리 또한 이러한 대원칙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는다. 성과관리를 도입하는 이유는 성과관리를 통해 더 큰 성과를 냄으로써 실질적으로 기업이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많은 기업에서 부르짖는 성과관리는 무엇인가?
성과관리(Performance Management)는 학자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며 성과관리의 목적은 그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로 통용되는 정의를 조합하면 ‘조직과 개인의 성과를 전략적으로 연계시킴으로써 조직의 성과향상을 지원하는 관리 도구’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에는 구성원이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조직 차원의 적극적인 피드백과 지원이 포함된다. 이러한 성과관리는 앞서 언급한 조직의 성과 창출이라는 본질적 목적을 기반으로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하위 목적을 가진다. 일반적으로 이는 전략적 목적(Strategic purpose), 개발적 목적(Developmental purpose), 관리적 목적(Administrative purpose)으로 정의된다.
① 전략적 목적
전략적 목적은 가장 거시적인 목적으로 조직 구성원의 행동과 조직의 목표를 전략적 차원에서 연결함으로써 조직의 전략실행력을 높이는 것을 뜻한다. 즉, 전사 차원의 전략을 각 조직, 그리고 개인단위 업적목표까지 cascading방식으로 연계시킴으로써 개인의 업무활동이 곧 전략과 연계되도록 하는 것이다. 조직이 성과를 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멋진 계획(전략)이 있고, 그 계획을 잘 실행하면 된다. 성과관리는 계획을 잘 실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이다. 조직의 전략이 개인단위 업적목표까지 연계되지 않으면 전략은 있으나 실행이 없는 조직으로 남게 된다. 결국 거창한 계획만 있을 뿐 이루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게 되는 것이다.
②개발적 목적
개발적 목적은 직무에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해당 직무담당자에게 요구되는 능력을 파악하고, 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능력을 개발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구성원 개인에게 조직의 방향성과 일치하는 목표를 부여하였다고 하더라도 개인이 그 목표를 달성할 능력이 없다면 이 또한 문제가 된다. 따라서 그에 필요한 지원 및 교육 등이 동반되어야 하며, 구성원들은 업무 수행을 통해 실질적으로 육성될 수 있다. 따라서 구성원의 개인 업적목표 달성을 위한 능력 향상 지원이 필요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목표 달성으로 이어진다. 즉, 구성원에 대한 개발이 동반될 때 구성원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③관리적 목적
관리적 목적은 일반적으로 성과관리제도를 이해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목적이다. 성과평가를 통해 고성과자와 저성과자를 구분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급여인상율, 성과급 지급과 같은 금전적 보상 등의 기준정보로써 활용하는 것을 포함한다. 즉, 평가 결과를 통해 목표를 높은 수준으로 달성한 구성원에게 보상을 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기업의 정책에 따라 전보배치 등의 기준으로 성과평가의 결과를 활용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하며, 세 가지 목적 중 가장 미시적인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성과관리제도는 본 세 가지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개념이다. 하지만 많은 관리자들은 관리적 목적에만 집중하여 연초에 설정한 목표가 달성되었는지 연말에 그 달성도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성과급 혹은 기본급 인상률에 반영하는데 그친다. 설정된 목표는 그동안 사용해오던 KPI를 고민없이 사용하여 실제 경영전략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았으며, 연말이 될 때까지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직무담당자에게 필요한 역량을 개발해주어야 한다고 인지하는 관리자 또한 드물었다. 결국, 성과관리의 세 가지 목적 중 가장 미시적인 관리적 목적에만 온 신경을 쏟아온 것이다.
관리적 목적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관리적 목적에만 집중하여 연초 워크샵에서 목표를 열심히 설정하고, 1년간 그 누구도 관심갖지 않고 있다가 연말에 평가를 위해서 다시 그 목표를 확인해보는 행위를 통해서 과연 성과관리의 본질적 목표인 ‘조직 성과 창출’을 달성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위의 세 가지 목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성과관리제도를 단순히 평가도구로써 바라보지 않고 전략실행력을 지원하는 관리도구로 활용할 때 ‘성과 창출’이라는 궁극적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이 어렵다고 느껴지더라도, 성과관리에 대한 이해, 특히 목적에 맞는 성과관리를 통해, 조직의 성과를 견인하는 여러분의 조직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