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강의가 끝났다.
6월이다.
이제 한 달간 스스로 3달간 들었던 걸 소화시켜 놔야 7,8월 문제풀이강의를 들을 수 있다.
3달 동안 자괴감은 충분히 느꼈다. 그동안 인터넷카페에서는 다른 임용고시생들이 자기들이 만든 자료를 그렇게 팔아댔다. 40살 머리굳은 아줌마는 다 산다. 스무 살 가까이 어린 사람들이 어떻게 정리하는지. 진짜 잘했으면 그걸 통째로 소화해 내고. 정리하는 법, 중요개념에 접근하는 법을 봐야 한다.
이 나이에 공부하는 게 부끄러워서 가족 빼곤 아무도 도움을 주고받을 수 없기에. 아이엄마라 언제든 공부 못하는 날이 있는 사람이라 스터디조차 하지 못하기에.
남의 자료를 돈 주고 사서라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공부하는지. 정리가 잘 된 거면 보고 배워서 공부해야 한다.
6월 한 달간 3달치 강의를 복습하려면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 그때 타시도 교사인 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
"너네 지역 교육청에 공고 올라왔다
공무직 대대적으로 뽑는다고. 한번 봐봐. 학교는 공무직이 더 편한 것 같기도 해"
교사가 아닌 공무직인 방과 후전담사, 교무실무사, 특수실무사, 조리실무사등을 꽤 많이 뽑는다. 이번부턴 적성검사 같은 걸로 뽑는단다. 공무직은 무기계약직이라 정년보장도 된다. 경단녀에게 정년보장되는 일자리는 꿈같은 얘기이다.
내가 임용시험 친다고 교사가 된다는 보장이 없다.
공무직은 해볼 만하다. 방과 후전담사는 오후만 일하면 된단다.
그렇게 6,7월은 임용시험과 교육청 공무직시험을 병행하며 준비하였다.
방과 후전담사에 응시 후 최종합격. 나중에 서류 내러 가서 보니 22명 정도 뽑은 사람 중 2등으로 합격하였다. 교사합격 후 나중에는 결국 폐기된 plan b였지만. 이때 얻은 자신감이 임용공부를 완주하게 해 준 무기였는 지도 모른다.
"자기 효능감"이란건 진짜 있는 거구나.
나도 할 수 있구나
나 똑똑한가 봐
잘할 수 있다. 잘할 수 있다. 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