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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인 한유화 Mar 12. 2024

‘혼삶’이 체질인 사람이 있다?

‘내향형 집순이’야말로 혼자서도 잘 사는 체질?


“혼자서 무슨 재미야?”
여럿이 함께 놀면 더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은 혼자서도 이상하게 즐거워 보이는 누군가를 보면 ‘심심하지 않나?’ ‘외롭지 않나?’ 하고 의아해진다. 혼자 잘 노는 능력이라는 게 있긴 한 모양이다. 사람을 그리워하지 않는 성향이라는 게 따로 있는 걸까. 그런 건 타고나는 것일까.

나는 언제부터, 어쩌다 혼자 노는 걸 즐기게 됐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혼자인 일상에서 더 본격적으로 재미를 느끼게 된 건 나만의 취미와 관심사를 ‘디깅(digging)’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주변 사람들과는 다른 자신의 취향을 갖게 되면 혼자 그 분야를 파고들면서 자신만의 소소하고 소중한 일상의 순간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 같다.

언젠가부터 정해진 약속 시간에 맞춰 외출하는 걸 귀찮아하고 자유로운 일상을 보내는 걸 좋아하게 되었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다. 만남에 대한 주변의 기대나 요구에 부담을 느끼고 싶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움직이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달까.



나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내적인 안정을 추구하는 내향형 집순이들. 외부 활동보다는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선호하고. 고요하고 조용한 환경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 ‘외향형 인싸’ 타입에 비해 더 혼자 잘 지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자신만의 공간과 시간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외부의 영향을 최소로 받는 상황 속에서 오히려 더 자유롭게 자신의 세계에 몰입할 수 있고, 혼자 있는 것을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활발하게 바깥 활동을 즐기는 외향형 인간일수록 집에서 혼자 지내면 심심해하거나 외로움을 느낄까? 오히려 자발적으로 여러 가지 사회적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외향적인 사람들이 혼삶에 더 만족하는 경우도 많다. 혼자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며 그 시간을 즐기더라도,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기면서 다른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더욱 풍부한 삶을 추구하는 경우이다. 친구들과의 소소한 모임이나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친분을 유지하며 소셜 네트워크를 확장하려는 의지를 갖는 사람들은 1인 가구로 오랫동안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더라도 사회적인 측면을 소홀히 하지 않으려 한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극을 받고 새로운 경험을 즐기며 대화와 소통을 통해 에너지를 얻기도 한다. 결국 혼자서의 시간과 사람들과의 만남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이 혼자 잘 놀고, 잘 사는 사람들의 비결이다.



‘저 사람은 참 혼자 잘 살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는 내 주변의 혼삶에는 공통점이 있다. 주로 자립적이며 독립성이 강하다. 자신의 목표나 가치관을 중시하며, 혼자서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자기 자신에게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며, 건강을 유지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혼자 있는 시간을 활용해 운동이나 건강한 식사에 신경을 쓴다. 혼자서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자신의 신체적, 정서적인 상태를 충실하게 관리하는 이러한 특징이 혼삶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혼자서도 잘 놀고 잘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모아보았다.
ㆍ외부의 자극을 쫓아 의존하기보다는 자기 자신과의 깊은 소통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ㆍ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소중히 여기며 자신만의 루틴과 습관을 가지고 일상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ㆍ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며, 타인의 의견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ㆍ어려운 상황에서도 혼자서 스트레스를 푸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ㆍ예술, 문화 활동, 여행 등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자신의 감수성을 키우며 삶의 다양한 측면을 탐험한다.
ㆍ예측 불가능한 순간을 즐김으로써,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을 즐긴다.
ㆍ갑자기 여행을 떠나거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발견하는 것을 즐기며, 이를 통해 자신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자, 이제 당신의 생각을 말해보자. 위 특징들을 가진 사람은 내향형일까, 외향형일까? 이런 특징을 가진 사람들은 혼자 놀고 혼자 살 때만 행복할까?


‘혼자인 게 체질’이라고 생각되는 많은 순간들은 어쩌면 ‘체질’보다는 ‘선호’의 영역이다. 혼자 잘 지낼 수 있는 능력은 사실, 타인과 잘 지낼 수 있는 능력이기도 하고, 그를 넘어서 ‘삶을 살아가는 능력’ 그 자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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