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마리아주
매년 11월 셋째주 목요일 자정,
그해 수확한 햇포도로 만든
보졸레 누보가 공개된다
전 세계 동시에 출시되는 보졸레 누보는 프랑스에서 3번째로 큰 도시 리옹 (Lyon) 북쪽에 자리한 보졸레 지역에서 9월에 수확한 가메 (Gamey)라는 품종의 포도를 4~6주 숙성시킨 후에 만든 와인이다.
누보 (Nouveau), 즉 ‘새롭다’는 형용사가 붙은 만큼 6개월 이상 숙성시키는 일반 레드 와인과 달리 보관없이 한달 안에 마셔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쟁에 지친 병사들이 숙성이 채 되지 않은 와인을 오크통에 부어 벌컥벌컥 들이킨 것에서 유래 된 보졸레 누보는 신선한 맛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나는 알뵈르 비쇼 보졸레 누보 2종을 와인25시를 통해 사전예약을 하고 편의점 GS25에서 수령했다. 대중적으로 편하게 마시는 와인답게 가격도 2만원대로 저렴한 편이었다.
2021년에는 4월에 기온이 낮아 포도 재배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부단한 노력으로 집중도가 뛰어나게 탄생되었다고 한다. 와이너리와 포도품종이 같아도 매년 기후와 토양 컨디션, 사회적 분위기까지 담고 있다는 것이 와인의 매력이니… 보졸레 누보는 아무리 좋은 빈티지라고 해도 가격이 오를 리 없으니 가급적 빨리, 차갑게 마시는 것이 좋다.
보졸레 누보는 가벼운 탄닌과 과실향이 강하고 청량감이 있기 때문에 스테이크나 치즈보다 회나 캐주얼한 음식과 어울린다. 조금씩 음미하는 게 아니라 벌컥벌컥 들이키는 와인이다보니 맥주나 막걸리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1. 홍가리비 술찜
단풍을 닮은 홍가리비는 작자만 알이 통통하고 맛이 진하다. 나는 벨기에식으로 술찜을 했다.
레시피는 간단하다. 올리브 오일에 마늘을 볶다가 홍가리비를 얹고 방울토마토, 청량고추, 샐러리, 레몬, 로즈마리를 더한다. 중간에 버터도 듬성듬성 잘라넣고 화이트 와인을 붓는다. 음식에는 스위트보다 드러이한 와인을 넣어야 한다. 뚜껑을 덮고 10분 내외로 익히면 끝! 모시조개나 홍합처럼 짭짤한 맛은 덜하니 가염버터를 넣는 걸 추천한다.
2. 뽈뽀
뽈뽀 (Pulpo)는 문어라는 뜻으로 스페인에서 감자와 함께 먹는 요리이다. 무엇보다 문어를 연하게 삶는 게 중요한데 자숙문어만 있으면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삶은 감자에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 문어와 함께 올리브 오일에 버무린다. 취향에 따라 올리브와 토마토 등을 넣고 파프리카 파우더로 마무리한다. 먹기 직전에 레몬즙을 뿌리면 풍미가 살아난다.
첫눈처럼 차갑고 달콤한 보졸레 누보!
가볍게 한 잔하면서 겨울을 맞이하는 것도
마음 훈훈해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