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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타 Feb 21. 2022

해남, 영암, 진도… 다시 목포

2월 마리아주

수평선이 보이질 않았다. 저 멀리 섬들 때문에… 멀리서는 같이 있는 것처럼 보여도 홀로 서 있는, 그래서 섬이라고 부르는 거겠지. 아무튼 땅끝까지 와도 끝이 아니었다. 끝이라고 해도 마음이 남는 것처럼. 그래도 여행의 묘미는 남이 차려준 밥상!

배 고프다. 밥 먹으러 가자!


1. 꽃게살 비빔밥 (해빔)

낙지와 더불어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 꽃게살을 발라서 양념한 거란다 전부 넣는 것보다 해초와 참기름에 밥만 쓱쓱 비벼서 꽃게살을 올려서 먹는 게 Tip 역시나 돌김에 싸먹어도 맛있다. 달다 달어!

밥상만 차려준 게 아니라 꽃게살까지 살뜰히 발라서 밥에 얹혀준 것 같아서… 그냥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니까. 어렸을 적 따뜻했던 밥상이 떠올라 울컥하면서 호사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꽃게살 비빔밥은 미락식당, 장터식당 등 맛집들이 많으나 역시나 2인분이 기본이라 다양한 메뉴를 먹고 싶었던 우리는 1인분이 가능한 해빔을 선택했다. 해빔은 비빔밥 매뉴가 대부분이니 가족이나 여러 명이 간다면 다른 식당을 선택해도 좋을 듯!


2. 쏠트라테 vs 쑥라테 (소금항카페/ 도캐도캐)

소금항카페에서 먹은 쏠트라테, 소금아이스크림, 소금빵도 별미였다. 바람 때문에 태평염전을 보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순전히 진돗개 모양 빵을 사기 위해서 진도에 있는 도캐도캐에 들렸다. 아담한 골목에 있는 작은 카페! 쑥라테도 맛있었지만 빵도 라테도 정말 한입꺼리! 사진에는 커보였는데… 쩝!!


3. 중깐+삼선짬뽕 (중화루)

언젠가부터 국내 여행을 할 때마다 짜장면이나 짬뽕을 마지막 식사로 정하게 됐다. 아마도 여수에서 무심코 들어간 중국집 짬뽕이 너무나 맛있었던 기억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목포에서는 중깐!!

중깐이란 중화루 간짜장에서 비롯됐다고 하는데 중간에 먹는, 간식같은 짜장면이라는 설도 있다. 어쨌든 중깐은 유니짜장보다 고기는 적지만 얇은 면발이 인상적이었다. 짬뽕은 글쎄~~~~ 푸짐하긴 했지만 맛은 평범했다.

태동반점에서는 중깐을 시키면 맛보기 탕수육과 짬뽕이 서비스로 나온다고 한다. 거기 갈껄 그랬나? 그래도 원조의 맛도 나쁘지 얺았다.


4. 크롬방 vs CLB

새우바게트로 유명해진 크롬방 제과점! 집안싸움인지 바로 앞에 CLB가 생기면서 서로 경쟁을 한다는데, 종류나 가격면에서 크롬방이 우세하다. 종이봉투도 크롬방이 깔끔해서 선물용으로 좋다. 크게 특별한 건 없지만 목화솜빵이나 공룡빵 정도 괜찮고 슈틀렌과 쿠키종류는 가격이 저렴해서 놀랐고 새우바게트는 살짝 중독성 있다. 나는 CLB에서 잔뜩 사는 바람에 후회막급! 선물은 크롬방 걸로 했다능!

이렇게 여행은 끝이 났다. 와인과 어울리는 마리아주는 아니었지만 봄눈이 오는 날, 속절없이 낮술이 땡기는 날, 와인 한잔 기울이며 바람 불던 목포가 그리운 날이 올 것 같다. 머잖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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