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심기

by 정주구


"오래 남을 줄 알았더니, 눈 깜빡할 사이에 도망쳐 버렸어."
"도망친 거 아닐걸? 그냥- 난 왠지 혜원이가 금방 돌아올 것 같은 예감이 들어."
"그래? 왜?"
"아주 심기. 지금 혜원이는 아주심기를 준비하고 있는 건지도 몰라."






-양파는 모종 심기에서 시작된다. 가을에 씨를 뿌려두었다가 발로 잘 밟고 건조와 비를 피해 멍석을 열흘정도 덮어두었다가 싹이 나면 걷는다. 싹이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키워서 미리 거름을 준 밭에 옮겨 심는데, 이것이 '아주 심기'다. 더 이상 옮겨 심지 않고 완전하게 심는다는 의미이다.


-아주 심기를 하고 난 다음에 뿌리가 자랄 때까지 보살펴주면 겨울 서릿발에 뿌리가 들떠 말라죽을 일도 없을뿐더러 겨울을 겪어낸 양파는 봄에 심은 양파보다 몇 배나 달고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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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포레스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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