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젠, 인정하겠다. 불안하고 자신이 없다는 걸.
근래의 내 삶을 돌아보자면, 그리 쓸모 있는 삶을 살지 않았다. 쓸모 있는 삶과 아닌 삶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야, 주관적인 것이기에 내가 쉽게 말할 수는 없지만, 여하튼 쓸모 있는 삶은 아니다.
무언가에 막 미쳐서 열정을 쏟아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예전부터 계획해두었던 제주도 여행을 떠난 것도 아니고, 밤기차를 타고 훌쩍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날 깜냥도 되지 않는다. 내일은 갓생을 살 것이라며 침대에 들면서 수백 번 결심하지만, 어느새 새벽 3시를 훌쩍 넘겨 잠이 들면서 생각한다. "내일모레부터 갓생이다."
시도를 해야 실패나 절망도 있는 법이다. 시도조차 하지 않았기에, 절망과 불안감을 느낄 주제도 되지 않음을 느낀다. 그렇다고 또 시도를 하기엔, 너무나도 겁이 난다.
사람들은 어떻게 하루를 채워갈까? 매분, 매시간 바뀌어가는 숫자를 보면서 대체 하루를 어떻게 채워야 하는 것인지 난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