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A'를 듣고/보고
처음에는 영화 '싱 스트리트'(2016)에 출연했던 배우가 다시금 음악영화에 출연한다는 소식에 반가웠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주인공과 남자 배우가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는 클립을 보고, 꼭 영화관에 가서 보리라고 다짐했다. 영화를 보기도 전에 무언가 인생영화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포스터를 나눠주는 영화관을 뒤져서 저 멀리 영등포까지 갔다.
CODA는 'Children of Deaf Adults'의 줄임말로, 농인 부모의 자녀를 일컫는 말이다. 이 영화가 좋은 점은 결코 뻔하지 않다는 것이다. 흔히 사회가 농인을 다루는 방식에서 완벽히 탈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인물도 주인공 가족을 동정, 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심지어 주인공 가족을 취재하러 온 기자조차 이러한 입장과 거리를 두고 있다. 또한, 영화에는 기-승-전-결에 필요한 갈등이나 전환점이 등장하는데, 코다는 이것을 결코 요란하게 다루지 않는다. 과장하지 않으면서 일상적으로, 누구나 주인공과 주인공의 가족이 될 수 있게 한다.
누군가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코다를 보라고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희생하고 배려하고, 밉지만 다시 돌아오고, 응원하지만 안타까워하고, 결국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눈물을 지을 수 있는. 이 영화는 사랑에 대한 것이다. 결국은 사랑을 향하고 있는 모든 행동과 말에 대한 이야기.
명장면이라면 단연 아버지가 주인공의 목을 감싸고 그의 노래를 느끼는 장면이다. 영화 내내 주인공의 선생님은 더 강하고 세게 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마침내 아버지에게 노래가 닿을 수 있게 더 강하게, 더 세게 노래한다.
여태까지 보았던 어떠한 음악영화보다 '노래'에 대해 가장 깊이 이야기하는 영화였다. 영화를 보고 난 지금도 주인공의 노래를 들으면서 눈을 감으면 내가 그 상황에서 노래를 부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계속 희열의 눈물이 날 것만 같은 기분에 휩싸인다.
주인공은 마지막에 Judy Collins의 Both Sides Now를 부른다.
Rows and flows of angel hair
And ice cream castles in the air
And feather canyons everywhere
Looked at clouds that way
But now they only block the sun
They rain and they snow on everyone
So many things I would have done
But clouds got in my way
I've looked at clouds from both sides now
From up and down and still somehow
It's cloud illusions I recall
I really don't know clouds at all
Moons and Junes and Ferris wheels
The dizzy dancing way that you feel
As every fairy tale comes real
I've looked at love that way
But now it's just another show
And you leave 'em laughing when you go
And if you care, don't let them know
Don't give yourself away
I've looked at love from both sides now
From give and take and still somehow
It's love's illusions that I recall
I really don't know love
Really don't know love at all
Tears and fears and feeling proud
To say, "I love you" right out loud
Dreams and schemes and circus crowds
I've looked at life that way
Oh, but now old friends they're acting strange
And they shake their heads and they tell me that I've changed
Well something's lost, but something's gained
In living every day
I've looked at life from both sides now
From win and lose and still somehow
It's life's illusions I recall
I really don't know life at all
It's life's illusions that I recall
I really don't know life
I really don't know life at all
사랑이, 삶이 도무지 무엇인지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그런 삶을 살고 그런 사랑을 하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