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비롯해 각 지자체 홈페이지 민원↑
협약 이후로도 관계기관·재정 등 논의 필수
11월 중 고양·과천시부터 순차적으로 확대
서울시가 무제한 대중교통 이용권 ‘기후동행카드’의 사용범위 확대를 위해 지난해부터 인근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었지만, 현재까지 절반이 넘는 곳에서 기후동행카드로 지하철 탑승이 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에는 기후동행카드 범위 확대 시기를 묻는 민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협약 이후로도 각 운송기관과의 협의 등 후속 절차에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이다.
1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현재까지 총 7곳의 지자체와 ‘기후동행카드 사업 참여 업무협약’을 맺었지만 이 중 4곳은 지하철에서 기후동행카드 사용이 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버스는 다른 시·도 면허 버스, 광역버스를 제외한 서울시 면허 버스를 이용할 때만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 지하철과 서울시 면허 시내·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을 월 5만~6만 원대로 무제한 이용 가능한 대중교통 정기 이용권이다. 올해 1~6월 기후동행카드 시범사업을 운영한 결과, 평일 기준 하루 평균 약 54만 명이 이용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시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도권 시민들을 위해 기후동행카드의 범위 확대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시는 △인천시(지난해 11월 17일) △김포시(지난해 12월 7일) △군포시(1월 31일) △과천시(2월 7일) △고양시(3월 25일) △남양주시(7월 4일) △구리(8월 2일) 총 7곳과 ‘기후동행카드 사업 참여 업무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인근 지자체에서 기후동행카드 사용이 가능한 곳은 김포시(김포골드라인), 남양주시·구리시(진접선·별내선)에 불과하다. 또한 시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 대상 단기권 출시 이후 공항철도와 논의 끝에 인천공항1·2터미널역에서 기후동행카드로 하차만 가능하도록 결정했다.
기후동행카드 민원 글 ‘봇물’…“운송기관 협의 등 시간 걸려”
기후동행카드 업무협약 이후로도 수개월이 지났지만 사용이 불가하자 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에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민들의 온라인 민원신청 창구 ‘서울시 응답소’에도 ‘기후동행카드 사업 범위 확대 요청’, ‘과천시 기후동행카드 적용 시기 문의’, ‘기후동행카드 군포지역 서비스범위 확대 관련 문의’ 등 다수의 민원 글이 접수됐다.
실제로 시와 협약을 맺은 각 지자체는 재정 부담 문제를 해결해야 할 뿐만 아니라 운송기관 협의에도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이른 시일 내에는 고양시·과천시에 순차적으로 기후동행카드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고양시는 기후동행카드 참여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조례 제정을 추진해 11월부터 고양시 내 26개 철도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 사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광역버스 무제한 이용권 ‘광역 I-패스’를 시행하고 있는 인천시는 기후동행카드 참여 논의에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시 관계자는 “(기후동행카드 사업 참여는) 본 예산이 있어야 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데, 1차 추경 당시 관내 지하철을 운영하는 철도공사의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라며 “예산 집행에도 여러 변수가 있어서 지연되다 철도공사로부터 회신을 받고 조례 개정도 추진해 11월 1일을 목표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시는 기후동행카드의 확대를 위해 각 지자체 및 운송기관과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업무협약 이후로도) 조례 개정과 예산 반영이 기본적으로 돼야 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준비 시간이 걸리게 된다”라면서도 “현재도 시·군과 협업은 계속하고 있고, 협약이 완료된 곳들도 다 팔로업을 하면서 내부적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