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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 Jul 14. 2023

별일일세

목소리가 변하다니....

"엄마! 여름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며?" 살포시 장난기가 묻어나는 미소를 머금고 있다.

울딸이 이 엄마에게 잘 배운 모양이다. 배운대로 그대로 엄마에게 예쁘게도 써먹는다.


"맞아! 개는 안걸려도 엄마는 걸리네. 역시 엄마는 사람이라 달라도 확실히 다르네. 개만도 못해서 걸리는 게 아니야! 절대!!!" 웃음으로 때운다.


올 여름 건강하게 잘 나보자고, 여름 보양식까지 든든하게 해서 챙겨 먹었드만, 그 역 효과인가?

아님 요새 다이어트 한다고 너무 무리했나?


수요일부터 목이 따끔따끔하고, 쎄하다 했더니만, 의사선생님께서 목감기라고 진단을 내리셨다. 목말고는 별증상은 없어 보였는데, 주사도 놔주시고, 약을 자그만치 일주일분이나 주셨다.


그런데 문제는 목요일 아침!

약이 한주먹이더니, 약효가 즉방이라. 자고 일어나니  다 나은듯 몸이 가뿐하더만.

어라? 그런데 목소리가 이상하다.

쉰소리가 나고, 그나마도 나다 말다 나다 말다, 갈라지고.... 제 소리가 안나온다.

어디 큰 경기에 가서 열띤 응원전을 뛰고 온 것도 아닌데... 웬일이람?


몸이 아니라 이 목상태로는 사람들과 마주할 수 없어 그냥 쉰다.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는 아니어도, 그저 내 목소리가 아쉽다. 설마 이 상한 소리로 평생을 살아야 한다면?? 끔찍하다.


슬슬 걱정이 된다.

감기가 문제가 아니라 성대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닐까?

주말까지 목을 아끼며 푹 쉬면 회복될까?

나이드니, 별 희한한 경험을 다 해본다.


온 가족이 내 소리가 거슬리나 보다.

"엄마! 이제 목좀 쉬세요"


나는 더 거슬린다.

"얘들아! 엄마 말좀 안하게 좀 해줘!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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