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욜로(YOLO)는 ‘현재의 행복을 중요하게 여기는 생활방식’을 일컫는다. 우리말로는 ‘오늘살이’라고 한다. 영어 문장 ‘You Only Live Once’의 두문자어(頭文字語)로 ‘인생은 오직 한 번뿐’이란 뜻이다. 두문자어(아크로님ㆍAcronym)는 ‘낱말의 머리글자를 모아 만든 준말’이다.
이 용어는 2011년 유명 래퍼 드레이크(Drake)의 노래 ‘더모트(The Motto)에 등장하면서 지구촌 곳곳에 널리 알려졌다. 2012년엔 가수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과 더불어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10대 유행어에 오르기도 했다.
▲욜로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며 전전긍긍하기보단 지금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소비 행태다. 거기엔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내일을 준비하기보다 오늘을 멋지게 살겠다는 소비자들의 모토가 담겨져 있다. 특히 현실에 실망한 젊은 세대에겐 주요 풍속도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른바 욜로족(族)은 당장의 만족과 기쁨을 누리기 위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때론 자신의 소득 수준을 벗어나는 과감한 지출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 끼에 수십만원짜리 오마카세(주방장이 만드는 특선 요리)를 먹는 이유일 듯싶다.
▲하지만 2020년대부터 소비를 절제하는 새로운 트렌드가 청년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그 트렌드는 다름 아닌 욜로와 상반되는 개념인 요노(YONO)다. 이 역시 영어 문장 ‘You Only Need One’의 두문자어로 ‘필요한 건 하나뿐’이란 의미다.
요노는 ‘꼭 필요한 것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알뜰 소비 습관을 이른다.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의 여파로 욜로 대신 요노가 소비 시장의 대세가 된 게다. 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의 ‘3고(高)’상황이 심각해지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소비 패턴이 180도 바뀐 셈이다.
▲요노는 세계적인 추세다. 물론 한국도 포함된다. 일명 요노족은 불필요한 소비는 최대한 자제하고 품질 좋은 하나의 물건을 구입해 오래 사용하는 경향이 짙다. 물질적인 것보다 가치와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자신의 근검절약을 자랑한다.
최근 들어 요노 소비 성향은 외식, 식품, 패션, 자동차, 가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관련 업체들은 여러 가지 서비스와 실속형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바야흐로 욜로는 가고 요노의 시대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