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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Oct 24. 2024

‘정관의 치(貞觀之治)’ 어떻게 이뤄졌나

김승종 논설실장



“구리로 거울을 만들면 의관을 바르게 할 수 있고, 역사를 거울로 삼으면 흥망을 알 수 있고,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득실을 알 수 있다. 짐은 일찍이 이 세 가지를 구비한 덕에 허물을 막을 수 있었다. 지금은 위징이 죽고 없으니 거울 하나를 잃어버렸다.” 




‘정관의 치(貞觀之治)’로 중국 역사의 황금시대를 열었던 당태종이 재상 ‘위징’의 죽음을 슬퍼하며 했던 말이다. 당태종의 정치철학을 담은 <정관정요(貞觀政要)>에 나온다.




▲당태종은 언제든지 신하들이 직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신하들도 수시로 간언했다.




특히 위징은 사사건건 당태종에게 충언을 했다. 




하루는 당태종이 화를 참지 못하고 부인 문덕황후에게 “내가 하려는 일마다 사사건건 반대하는 위징을 죽여 버리겠다”고 했다.




그러자 황후는 축하할 때 입는 옷으로 바꿔 입고 당태종에게 절을 하면서 “어진 황제들은 충신 말을 따른다. 위징은 황제께서 어진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간언했다”며 “축하드린다”고 했다. 이에 당태종은 화를 풀었다고 한다.




당태종은 위징이 살아생전 반대했던 고구려 원정에 나섰다 대패하자 “위징이 살아있었다면 나에게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났겠는가?”라며 크게 후회하기도 했다. 




▲문덕황후는 또 명재상이었던 방현령이 견책받아 근신 중일 때 “방현령은 치밀하며 좋은 정책과 대안을 많이 낸 뛰어난 인물이니 버리면 안 된다”고 간언했다. 




황후의 이야기를 들은 당태종은 바로 방현령을 복귀시켜 중용했다고 한다.


병마에 시달렸던 문덕황후는 죽음을 앞두고 당태종에게 몇 가지 유언도 남겼다.




‘외척을 중용하지 말라’, ‘내가 죽더라도 연관된 사람을 처벌하지 말라’, ‘장례를 간소하게 해라’, ‘충신들의 충언에 귀 기울이고, 소인들의 아첨을 멀리해라’ 등등.




그야말로 금과옥조 같은 충언이다.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와 관련, 대통령실 내 인적 쇄신, 대외 활동 중단, 의혹 규명 절차 협조 등 3대 요구 사항을 건의했으나 윤 대통령은 사실상 거부했다. 김 여사의 각종 의혹이 정권의 핵심 리스크가 되고 있음에도 정작 윤 대통령은 ‘어처구니 없는 의혹’이라고 일축한 것이다. 




불통의 대통령과 여러 의혹의 중심에 있는 영부인. 민심이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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