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볼보자동차코리아 Jan 06. 2025

V90 CC와 함께한 겨울 서핑

아직 겨울 바다로 달려가고 싶은 그대에게

겨울 바다는 인기가 없다. 생각만 해도 이가 딱딱거리는 차가운 바닷물에 수영은커녕 매서운 바닷바람까지 불어 가만히 서 있기에도 벅차다. 모래사장은 또 어떻고. 발바닥 밑으로 올라오는 한기는 용기 내 두어 걸음 내디딘 발걸음마저 돌려 세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늘에서 눈까지 내리면 바다는 해변 카페에 앉아 유리창 너머로나 바라볼, 외로움이 가득한 곳이다.




하지만 혹독한 겨울이 오기를 목 빠지게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바로 서퍼들이다. 춥거나 바람이 불든, 눈보라가 몰아치든 상관없이 바다로 달려간다. 객기라고? 아니, 겨울 바다는 서핑 마니아들에게는 최적의 놀이터다. 양질의 파도가 쉴 새 없이 들어오고 심심찮게 발생하는 해수욕객과의 충돌 사고도 피할 수 있다.




힘 센 겨울 파도는 서퍼들에게 참을 수 없는 유혹이지만 그만큼 준비할 것도 많다. 후드가 달린 동계용 웻수트는 기본이고 글러브와 부츠도 필수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서핑보드다. 서핑숍의 보관 서비스나 렌탈 보드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한겨울에는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 차에 집어넣든, 루프에 올리든 직접 갖고 가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겨울 서핑으로 인기가 많은 곳은 동해안, 그중에서도 강원도 강릉과 고성이다. 강한 북동풍의 영향으로 파도 힘도 좋고 부서지지 않고 일어서있는 시간도 길다. 그런 까닭에 서핑 보드를 싣고 다니는 차들이 도로에 흔하다.




서핑을 즐기는데 최적화된 자동차는 왜건이다. 장거리를 편히 여행할 수 있고 트렁크 공간도 여유롭다. SUV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루프에 보드를 올리고 내릴 궁리를 하면 높이가 껑충한 SUV보다 왜건이 훨씬 편하다. 승차감은 말할 것도 없고.




고정관념일지 모르지만, 서핑을 즐기려고 럭셔리한 차를 타고 호화롭게 가는 건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구닥다리 낡은 차에 비좁게 껴 앉아 서너 시간 불편하게 달린 뒤 도착하자마자 바다로 뛰어드는 모습이 더 어울린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면 문제가 달라진다. 나만 재미있자고 가족들을 힘들게 할 수 없다는 책임감에 편안하게 갈 수 있는 차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여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차는 볼보의 V90 크로스컨트리(CC)가 아닐까?




내친김에 시승차로 V90 CC를 받아 겨울 서핑을 가기로 했다. 12월, 영하 날씨에 서핑보드를 루프에 올리는 내 모습이 신기한 듯 아이는 차 구석구석을 살핀다. 2열 선쉐이드도 작동해보고 에어컨도 켜보더니 대뜸 차 안 불빛이 따뜻하단다. 온갖 화려한 컬러를 내뿜는 앰비언트 라이트가 흔한 요즘 자동차들인데 빛을 온도로 느낄 수도 있다는 아이의 눈이 새삼스럽다.




서핑 장비만 해도 짐이 한가득한데 가족여행 짐까지 실을 생각하니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웬걸. 32인치 수하물용 캐리어를 두 개나 싣고도 트렁크에 여유가 있다. 그리고 바닥 밑에는 깊게 팬 여분의 공간이 있고 다용도로 활용하기 좋은 파티션까지 갖췄다. V60 CC보다 한 개 더 많은 파티션 스트랩도 재밌어 제리캔을 고정했더니 아이가 기름은 왜 가져가느냐고, 어디 도망가냐고 되묻는다.




목적지인 강원도 고성 봉포 해수욕장까지 가는 길은 다이내믹하다. 영하와 영상을 왔다갔다하는 변화무쌍한 온도 속에 도롯가에는 군데군데 눈이 쌓였다. 다행히 제설 작업이 잘돼 있어 아찔한 순간은 없었지만, V90 CC가 가진 사륜구동(AWD) 시스템은 심리적인 안정감뿐만 아니라 시종일관 차를 불안하지 않게 움직인다. 흥미로웠던 점은 겨울철 연비다. 왕복 500km를 훌쩍 넘는 주행 중에 V90 CC의 연비는 평균 12~13km/L를 보여줬다. 준대형 왜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꽤 준수한 효율성이다.




또 한 가지는 높은 지상고에서 오는 탁월한 험로 주파성이다. 녹지 않은 눈이 높게 둔덕을 이룬 곳을 지나갈 때 차체 하부에서 들려오는 뭔가 갈리는 소리는 차주를 오싹하게 한다. 크로스컨트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V90 CC는 문제없다. 또 폭설에 도로가 패여 웅덩이가 크게 생긴 곳도 자신 있게 통과한다.




대관령을 넘을 때만 하더라도 길가에 눈이 쌓여 있었는데 바닷가 근처에 다다르자 거짓말처럼 푸른 방풍림이 나타났다. 바깥 좀 보라는 내 말이 무색하게 차 안은 조용하다. 아이 엄마와 아이는 어느새 잠들었고 나만 신이 났다. 짐을 풀기가 무섭게 웻수트를 갈아입고 서핑보드를 들쳐멨다. “유리창 너머로 아빠 잘 봐”하고 큰소리 치며 바다로 들어갔다. 꼬르륵. 그래서 겨울 서핑은 재밌었느냐고? 이젠 해변카페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는 게 좋겠다는 말로 갈음하겠다.


이재림(스튜디오 카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