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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J Sep 10. 2021

[책 리뷰]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꿈 백화점의 일상


서점에 들렀던 어느 날, ‘베스트셀러’ 칸에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발견했었다. 신비스러운 느낌의 표지, “꿈 백화점”이란 참신한 소재.. 가볍게 읽기 좋을 것 같아 읽고 싶은 책 목록에 기록해 두었다. 시간이 흐른 후 구독 중인 전자책 앱에서 우연히 발견하였고, 처음 받았던 느낌 그대로 가볍고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1편은 고요한 동화 같은 느낌이었다. 잔잔히 흘러가는 시냇물과 같은 일상생활의 에피소드를 다루었다. 내용 자체가 흥미로워서 나름 재미있게 읽었었다. 나는 이 책을 “편하게 읽으며 느끼는 소소한 행복” 정도로 요약할 수 있었다.

그리고 최근, “달러구트 꿈 백화점 2”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1편의 끝자락에서, 왠지 모르게 2편이 나올 수 있겠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역시나! 2편엔 또 어떤 스토리를 담고 있을지.. 호기심을 가지고 책을 바로 펼쳐 보았다.




전체적으로 1편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큰 긴장감이나 갈등 없이, 꿈 백화점에서 일하는 주인공 ‘페니’의 잔잔한 일상을 바라보다가 책이 마무리되었다. 2편도 물론 “어른들을 위한 동화” 느낌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현실 너머의 세계인 ‘꿈 백화점’에서 현실 세계 사람들의 꿈을 제작하고 판다는 신선한 세계관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는, 읽는 내내 즐거움을 선사하였다.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하기도 하고,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느끼는 감정에 공감하기도 하고.. 내 삶에 대입시켜 생각해볼 만한 문장들도 발견하는 과정 하나하나 전부 재미있었다.  

다만 너무 잔잔하게 흘러가다 보니 읽는 도중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1편과 2편을 합치면 꽤 분량이 많은데, 읽는 내내 어떠한 긴장감 없이 일상적인 모습들만 마주한다면 분명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나처럼 갈등이나 긴장감이 없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스타일이라면,  가볍게 읽기에 아주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읽기 전 고려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2편을 마무리하며, 계속해서 3편, 4편.. 시리즈 형식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작가가 창조한 세계 속에서 아직 자세히 다루지 못한 부분들도 많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1,2편은 거대한 세계의 겉 부분을 살짝 맛본 느낌이랄까? (물론 2편으로 마무리된다고 할지라도 좋은 것 같다!) 만약 시리즈 형식으로 계속 출간할 계획이 있다면, 다음 편에선 큰 사건이나 갈등 상황이 들어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Episode 8 [녹틸루카 세탁소] ~ Episode 9 [초대형 파자마 파티]


주인공 ‘페니’와 꿈 백화점의 사장 ‘달러구트’는 꿈 백화점의 단골손님이었는데 지금은 발길이 끊긴 손님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들은 330번과 620번 손님. ‘페니’와 ‘달러구트’는 그들을 찾아 나서기 위해 ‘녹틸루카 세탁소’로 향한다.

‘녹틸루카 세탁소’는 세탁소의 기능도 하지만, 사람들의 추억을 모아두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 추억에는 무기력에 빠진 사람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달래주는 힘이 있었다. 따라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또는 어떤 꿈도 꾸지 않길 원할 때 손님들은 꿈 백화점으로 향하지 않고 ‘녹틸루카 세탁소’로 오는 것이었다.

이곳에서 ‘페니’와 ‘달러구트’는 330번과 620번 손님을 마주한다. 그들은 각자의 사연으로 무기력증을 겪고 있다. ‘페니’와 ‘달러구트’는 그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었고, 무기력증으로부터 탈출시켜줄 하나의 방법을 제안한다. 그것은 바로 파자마 파티에 참가하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파자마 파티 초대장을 전해주고선, ‘페니’와 ‘달러구트’는 다시 꿈 백화점으로 돌아와 파티를 준비한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2”는 백화점에서 초대형 파자마 파티를 여는 것으로 에피소드를 마무리한다. 파자마 파티에서, 백화점 사장 ‘달러구트’는 주인공 ‘페니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손님들도 우리도 전부 마찬가지야.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갈 때가 있고, 과거에 연연하게 될 때가 있고, 앞만 보며 달려 나갈 때도 있지. 다들 그런 때가 있는 법이야. 그러니까 우리는 기다려야 한단다. 사람들이 지금 당장 꿈을 꾸러 오지 않더라도, 살다 보면 꿈이 필요할 때가 생기기 마련이거든.” - Page 256 내용 -


나는 ‘달러구트’의 이 말이 아마도 ‘녹틸루카 세탁소’에서 있었던 일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전부 자신 나름대로의  시기”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사람마다 무기력증에 빠지는 “때”가 있으며, 그들을 기다려야 할 “때”가 있는 것이라고.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리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 우리에게도 ‘때’가 존재한다. 공부해야 할 때, 놀아야 할 때, 나서야 할 때, 조용해야 할 때. 행복한 시기, 우울한 시기, 그저 그런 시기. 각자 자신의 상황과 환경에 맞는 때와 시기가 존재한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할 시기인지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 그리고 그 시기에 느끼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등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삶의 지혜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예를 들어 우울한 시기에 느끼는 불안과, 걱정, 초조한 마음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이 시기를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 우울한 시기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감정임을 인지하고, 이때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울이란 감정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타인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들이 어떤 ‘시기’에 놓여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들의 ‘시기’를 이해해주는 것은 원활한 인관관계의 포인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할 상황일 때, 그를 너무 재촉하거나 초조해하지 말자. 달러구트의 말처럼 너무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리면, 분명 함께 할 “때”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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