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를 듬뿍 넣은 삼겹살구이와 식감 좋은 톳나물 무생채
무생채가 떨어져 만들기로 했다. 무생채는 자주 즐겨 먹는 반찬인데, 저염으로 만들어 식탁에 자주 내놓는 편이다. 남편은 잘 먹지 않지만 상차림 한편에 두면 조금은 먹어준다.
[ 톳무생채 재료]
- 무
- 대파
- 소금
- 톳
* 양념 *
- 마늘
- 생강
- 밥
- 사과
- 고춧가루
- 액젓
소금은 간을 배게하는 목적이 아닌 숨을 죽이고 무의 단맛을 끌어올리는 용도로 넣어준다. 여기에 대파등을 넣고 버무려도 좋지만 톳나물을 넣어보면 어떨까 싶어 넣어보았다.
음식을 만들고 있으면 주용이가 관심을 가진다. 하루의 대부분을 주방에서 보내는데, 밑에서 뽈뽈뽈 돌아다니며 노는 주용이에게 무를 쥐어줬다.
내가 과자를 먹고 있으면 주용이에게 과자를 주고.
내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으면 아이스크림을 준다.
아직 애기인데 주면 안 된다 생각이 들면서도 먹고 있는 걸 자식에게 주려는 욕구는 이기기 쉽지 않다.
그래서 내가 먹고 있는 걸 잘 먹어야 아이도 잘 먹겠구나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 좋은 식습관을 알려주고 싶다.
무가 절여질 동안 톳나물을 데쳐준다. 그냥 넣을까? 하다가 데쳐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데쳐줬다. 내 무의식의 지식창고에서 데치는 것을 선택했다. 나중에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생톳에는 독소가 있어 데쳐먹어야 한단다. 내 무의식에 박수를 쳐본다.
끓는 물에 톳을 넣으니 갈색빛에서 녹색빛으로 색이 변하는데 이 모습이 진경이다.
평소 무생채를 간단하게 만들어 먹는 편이지만, 가끔 풀을 넣어 만들기도 한다. 밥과 마늘, 생강 그리고 단맛을 책임져줄 사과와 소량의 물을 믹서에 갈아줬다.
한때는 절인무에 고춧가루만 넣고 먹었었다. 그러다 깍두기를 만들 때 풀을 넣은 경험으로 풀을 넣으면 입에 넣을 때 촉촉한 식감을 느낄 수 있어서 풀을 자주 이용한다.
재료를 넣고 잘 버 무려 준 뒤 통에 담아 완성한다.
이렇게 만든 무생채는 일주일 이내로 소비된다.
[ 채소 삼겹살 볶음 재료 ]
- 삼겹살
- 대파
- 표고버섯
- 애호박
- 양파
- 사과
- 마늘
- 생강
* 양념 *
- 간장
- 후춧가루
- 오일(안 넣어도 무방)
삼겹살을 구이를 할까 하다가 볶음으로 해서 채소도 같이 먹을 수 있게 만들어 봤다. 구운 채소는 향이 좋고 영양소 흡수율이 좋다.
저녁밥 메뉴이므로 버무려두고 냉장고에서 간이배게 했다. 그동안 밥도 먹고 산책도 갔다.
밥을 잘 먹고 좀 쉬다가 뒷산으로 산책을 하러 나갔다.
주용이와 함께 산책을 나가는데 이사 온 후 처음으로 둘이 산에 올랐다. 가파르지 않은 산이라 산책 겸 등반하기 좋은데, 저 멀리 구름이 심상찮아 보여 시리에게 오늘 날씨를 물어보니 비가 온단다.
뉴스를 챙겨보지 않아 오늘 비가 오는지 눈이 오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한껏 숲의 풍경과 향기에 취해있다가 마음이 급해졌다.
왔던 길은 낙엽이 많아서 내키지 않아 계속 전진하다가
불어오는 바람에 안 되겠다 싶어 밑으로 내려가다가 발이 푹푹 빠지고 뱀이 나올 것 같아 다시 등산길로 되돌아갔다. 다행히 중간에 행인을 만나 길을 물어 하산을 했는데, 하산하기 전부터 한두 방울 빗방울이 떨어졌다.
꽤 걸었다고 생각은 했지만 산에서 나와보니 집에서
1.5km 떨어진 옆동네 아파트 단지였다.
아이가 감기에 걸릴까 싶어 뛰었다. 예비우산을 챙길걸 하고 후회했다. 지나가는 할아버님이 애기한테 뭐 좀 씌우라고 하시는데 씌울 게 없어 달리면서 버려진 우산이 없나 하고 둘러봤는데 없더라.
집에 가까울수록 빗방울이 굵어져 중간중간 비를 피하다가 결국 집에 잘 돌아올 수 있었다.
남편이 야간근무를 일찍 나가기에 이른 저녁을 차렸다.
국을 먼저 끓이고 재워둔 고기를 구웠다.
고기를 굽고 전자레인지에 양배추를 익히고 두부쌈장등과 함께 한상을 차렸다.
쌈을 싸 먹으면 어느 때보다 만족감이 높다. 한입 가득 입안에 넣어서 꼭꼭 씹어 먹을 때 내 뇌 속에서 도파민이 분비되는 듯하다. 안정감을 느끼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밥을 잘 먹고 주용이를 씻기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오늘도 무사한 하루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