톳으로 밥상 차리기
톳을 밥으로 지어먹으면 밥통을 열었을 때와 주걱으로 퍼서 밥공기에 얹을 때, 김과 김치와 함께 먹을 때 행복감을 준다.
향과 맛과 시각적으로 나에게 만족감을 주는 고마운 해조류 중 하나인데, 가족과 함께 식당에서 밥을 먹던 중 밥으로 톳밥이 나온 이후로 좋아하게 되었다.
[ 톳밥 만들기 재료 ]
- 톳
- 쌀(현미, 찹쌀, 맵쌀 - 남편이 찹쌀과 맵쌀을 좋아한다.)
- 밥물
[ 톳밥 만드는 법 ]
1. 톳을 흐르는 물에 잘 씻는다.
톳이 짜다면 물에 10분 담가 염분을 제거한 후 사용한다.
2. 톳이 길다면 숟가락으로 잘 퍼질 만큼 잘라준다.
2. 좋아하는 쌀을 잘 씻어 밥통에 넣어준 후 씻어둔 톳을 고루 올린다.
3. 물을 적당량 붓는데, 이때 톳이 한쪽으로 모이지 않게 살살 부어준다.
4. 뚜껑을 닫고 취사를 눌러 익힌다.
음식은 먹었을 때 만족감을 주는 것으로 먹어야 다른 주전부리를 잘 찾지 않는 듯하다.
어릴 적부터 제대로 되지 않은 상차림으로 만족하지 못했던 밥을 먹었던 나는, 그 만족을 채우기 위해 각종 과자나 빵, 아이스크림을 좋아했다.
그것들은 내 몸을 차근차근 불려 나갔고 초등학교 3학년 이후로 비만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다.
눈으로, 입으로, 맛으로 만족하는 식사를 해야 음식의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걸 깨닫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그 오랜 시간에 감사하다. 그 시간들이 없었다면 나는 음식이 주는 감사함과 행복감을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내 아이에게 만족하는 식사를 알려주고 싶다. 그는 나와 같은 일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음식만 생각하고 그로 인해 비만을 겪게 되어 관절의 염증과 소심한 성격과 공격을 당하기만 했던 몇몇의 인간관계들.. 청소년기와 20대 일반적인 생활들을 누리지 못한 일을 겪지 않았으면 한다.
찬거리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대파를 장 봐둔 게 있어 무침을 해보았다. 무침에 올리브가 들어가면 어떨까 싶어 넣어 보았는데 겉돌지 않고 포인트가 되어줬다.
다만, 해산물보다는 육류와 맛의 궁합이 어울리는 듯
하다. 이렇게 오늘도 배워나간다.
쌀쌀해지니 뜨끈한 국물이 자꾸만 생각이 나서 지리탕으로 준비해 보았다. 마트에서 광어매운탕 재료가 양념과 같이 6천 얼마에 팔기에 장바구니에 담아봤다.
옆에는 연어 지리탕 재료가 있었는데 가격이 좀 있어 나중으로 예약해 뒀다. 연어 지리탕은 먹어본 기억이
가물해서 어떤 맛인지 꼭 해 먹어 봐야겠다.
매운탕으로 먹게 되면 다음날 퉁퉁 부을 것이므로 물을 많이 넣고 지리탕으로 만들어 보았다. 무, 대파를 넣어 시원하게 국물을 내고 광어를 넣고 마늘, 소금을 넣어줬다. 맑은 국물 맛봐준 후 동봉된 양념장, 간장, 참치액젓을 넣어 완성했다.
맑은탕으로 마무리할까 하다가 남편이 얼큰한
국물을 좋아하므로 동봉된 양념장을 넣었는데, 생각보다 진한 양념장이 아니어서 ‘빨간 맑은 국’을 먹을 수 있었다.
맛있어서 약간 과식을 해버렸다. 나중에는 과식 100일 동안 하지 않기를 목표로 세우고 싶다.
오늘도 맛있는 상차림에 감사하다. 상차림에 들어간
무와 채소들 생선들.. 밥상을 차려지기 위해 행해진 모든 순간들에 감사하다.